제31장
전위대 그리고 이정오, 안지호, 장혁은 오랜만에 본 채소에 흥분해 잠을 이루지 못했고 손에 몇천억이 되는 현금을 들고 있는 사람처럼 긴장했다. 지금 저기 쌓여있는 것들은 전부 신선하면서도 오염되지 않은 채소였다.
게다가 종말이 온 뒤로 식물이 자라나지 않는데 이 채소들이 없었다면 몇 달 동안 씹을 수 있는 게 아예 없었기에 정말 동료끼리 살이라도 뜯어 먹어야 할 판이었다. 다른 기지에서는 확실히 이런 일이 있었지만 몇백 명이 넘는 서준수의 기지에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었다. 그건 다 서준수의 관리가 그만큼 엄격했기에 대원들이 제일 기본적인 인성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이정오는 아침부터 기지 사람들에게 공지하고 음식을 분배하기 시작했다.
“고구마다. 고구마.”
줄이 원래도 미어터졌는데 신선한 고구마를 보자마자 더 미어터지기 시작했다.
“신선한 고구마라니.”
안지호는 점점 붐벼오는 줄을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조용히 해요. 끼어드는 사람은 아무것도 차려지지 않을 줄 알아요.”
명령에 불복한 몇몇 대원이 앞으로 달려가 뺏으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어젯밤 배불리 먹은 장혁이 잽싸게 발차기를 날렸다. 머리카락이 다 빠져 대머리가 된 남자가 배를 움켜쥐고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끼어드는 사람 있으면 팀에서 나가요. 그런 사람에게는 부스러기 하나도 주고 싶은 생각 없으니까.”
이 말을 뒤로 장혁은 바닥에 나동그라진 남자를 밖으로 끌어내려 하자 남자가 장혁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원했다.
“제발. 제발 부탁이니까 쫓아내지만 마요. 다시는 끼어들지 않을게요.”
전에 찐빵과 만두를 나눠줄 때 뒤편에 줄 섰다가 분배받지 못한 사람이 있었기에 뒤에 선 사람들은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려 했다.
“제일 뒤로 빠져요.”
남자가 포기하지 않고 매달렸다.
“안 돼요. 원래 자리로 돌아가면 안 돼요?”
장혁이 원칙을 고수했다.
“안 돼요. 기지에서 쫓겨나든지 아니면 제일 뒤로 가서 서든지 알아서 해요.”
기지에는 머리카락이 빠진 사람이 많았다. 몇몇 각성자들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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