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7화
붉은 망토를 걸친 두 인물이 동도 황궁에 도착했다.
얼굴을 가린 여인은 손에 황금 패를 들고 있었기에 궁으로 들어가는 길이 막힘 없었다.
심지어 궁의 호위병들마저 그녀를 보자 공경을 표하며 머리를 숙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국주 앞에 섰다.
국주는 이들을 보자마자 마치 신을 마주한 듯한 표정으로 다가와 서둘러 인사했다.
“전하,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 여인은 동도에서 가장 신비로운 천조신궁의 주인, 대일영녀라고 불리며 태양 여신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대일영녀는 왕을 보아도 절할 필요가 없으며 관리들보다 한 단계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신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높았고 어떤 경우에는 국주조차 대일영녀의 눈치를 봐야 할 정도였다.
대일영녀는 절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곁에 있는 인물은 달랐다.
국주를 보자 무릎을 꿇었다.
이어 대일영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국주님, 제가 후지산 붕괴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자연재해가 아닌 인위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것입니다.”
“뭐라고요?”
“인위적인 원인이라고요?”
국주는 깜짝 놀랐다.
“어떤 사람이 그 정도의 힘을 가질 수 있단 말입니까? 후지산은 워낙 거대해 핵폭탄 수십, 아니 수백 개는 터뜨려야 저런 결과가 나올 텐데요.”
대일영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것은 국주께서 현대 과학 이외의 것들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시기 때문입니다.”
국주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세상에 이름을 떨친 기인들을 여러 번 만나본 적이 있었다.
끓는 물을 마시는 사람, 칼과 총에도 다치지 않는 사람, 목에 창을 대고 버티는 사람, 심지어 쇠를 먹는 사람까지도 보았다.
그러나 인간의 힘으로 거대한 후지산을 파괴한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 아닌가?
대일영녀는 손짓했다.
그녀 곁의 인물이 손을 들어 올리자, 손바닥 위로 흰빛이 감돌았다.
그리고 국주의 고급 사무용 책상에 손바닥을 내리쳤다.
쾅!
책상이 갈라지는 소리가 울렸다.
견고한 원목 책상에 대리석 상판까지 덮여 있었지만, 그 인물이 친 손바닥에 의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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