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내일 아침 아홉 시, 실험실에서 봐요.”
권해솔이 차에서 내리자 강재하는 그 한마디만 남기고 떠났다.
방으로 돌아온 권해솔은 뭔가 이상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어 정채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 말이야. 강재하 씨 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들어? 아니면 뭔가 내가 눈치채는 걸 피하려는 걸까?”
권해솔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말을 멈췄다.
“채영아, 나 지금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잖아. 왜 웃어?”
사실 정채영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웃음이 터져버린 것이었다.
곧 그녀는 장난기 섞인 말투로 맞장구쳤다.
“맞아. 분명히 강 대표님은 너한테 들키기 싫은 거야. 그래서 그렇게 돌려 말한 거겠지.”
그 말속에는 웃음기가 묻어 있었지만 권해솔은 그다지 의심하지 않고 그냥 넘겼다.
전화를 끊고 나서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침대에 누웠다.
다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꽉 찬 느낌이라 정말 만족스러웠다.
처음 강재하가 프로젝트 책임자 자리를 넘기겠다고 했을 때, 권해솔은 자신이 절대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이니 그렇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해 해보자는 생각뿐이었다.
이런 일들 덕분에 권해솔의 마음도 한결 안정되었고 오늘 있었던 강현서와의 일도 뒤로 미룰 수 있었다.
권해솔은 밤새 푹 잤고 오랜만에 규칙적인 생활로 아침을 맞이했다.
상쾌한 아침을 맞은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자전거를 타고 어제 갔던 연구소로 향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연구소에는 아직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았다.
이미 온 김에 스스로 연구소를 좀 돌아보기로 했다.
어제는 강재하가 대략적으로 안내만 해주었기에 중요한 부분들은 권해솔 스스로 둘러볼 필요가 있었다.
연구소 안으로 들어서자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그녀에게 쏠렸다.
권해솔은 그 시선들이 이상하게 느꼈다.
‘나 들어올 때 큰 소란도 없었는데 어떻게 다들 알고 있지?’
“야, 저 사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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