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권해솔은 전문적인 도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상처를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몰라 애를 먹었다.
그녀는 제한된 도구와 약물을 이용해 간단히 응급처치를 하고 상처 위에 두껍게 거즈를 감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거즈는 이미 피에 흠뻑 젖어버렸다. 분명히 어디선가 계속 출혈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그 출혈을 멈출 수 없었다.
권해솔은 당황했지만 약을 찾으러 나갈 수 없었다.
만약 나가면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상처를 봉합하는 것이었다.
이 상처는 면적이 너무 커서 만약 제때 봉합하지 않으면 복부 내 염증이 생길 수 있고 병원에 가지 않으면 살 확률도 낮았다.
자신의 짐을 꼼꼼히 뒤져본 권해솔은 다행히 바늘과 실을 찾을 수 있었다. 만약 정채영이 그녀의 짐을 그렇게 어지럽히지 않았다면 아마 이 물건도 없었을 것이다.
준비가 끝난 후, 권해솔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그 상처를 봉합했다.
그러나 바늘을 다루는 손기술은 조금 부족했다. 검은 실이 살과 살을 가로지르며 봉합된 상처는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한 지네처럼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봉합하고 나서야 권해솔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문밖에서 고민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먹을 것 가져왔어. 문 좀 열어줘.”
그렇지만 권해솔의 침대에는 낯선 남자가 누워 있었고 침대와 이불에는 온통 피가 묻어 있었다.
만약 고민재가 방안에 들어오면 이 상황은 절대 숨길 수 없었기에 권해솔은 급히 대답했다.
“음식은 문 앞에 놔줘. 지금은 별로 먹고 싶지 않아.”
“먹고 싶지 않은 거랑 내가 들고 들어가는 거랑은 상관없는 일이야. 문 열어.”
고민재는 인내심이 거의 바닥난 상태였다.
만약 강재하가 때마침 권해솔의 방 앞을 지나지 않았다면 고민재는 계속해서 그녀를 재촉했을 것이다.
“저한테 주십시오. 나중에 제가 해솔 씨한테 드릴 테니.”
강재하가 손을 내밀며 말하자 고민재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투덜거렸다.
“지금 그게 뭔 뜻입니까? 대표님과 해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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