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만약 박은정이 진심으로 마음의 죄책감을 느꼈다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박은정은 잔에 남아 있던 술을 한 모금에 들이켰고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거래를 해보는 건 어때?”
7년 전 권설아가 박은정을 이용해 사람을 해쳤을 때, 그녀는 박은정에게 200만 원을 줬었다.
사실 200만 원은 권설아에게 큰돈이 아니었지만 박은정은 그 200만 원으로 대학을 마쳤다.
만약 그 당시 권해솔이 그녀에게 도와줄 능력이 있었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미안하지만 나는 너 같은 사람과 거래할 생각은 없어.”
권해솔은 이렇게 말하고 일어설 준비를 했지만 박은정은 갑자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내가 잘못한 건 알지만 이미 잘못한 일이니 모든 벌을 받아들일게.”
박은정이 자신의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큰 병에 걸린 이후 해성시에서 가장 좋은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했다.
치료 가능성은 있지만 매일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커서 어머니는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 말도 보탰다.
“당시 엄마가 나를 사람으로 키워줘서 이 세상에서 이런 기회를 만날 수 있었던 거야.”
그래서 박은정은 어머니를 포기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더 많은 돈이 필요했다.
“지금 너랑 같이 권설아를 협박하자는 건가?”
권해솔은 박은정의 말에 바로 핵심을 짚어냈다.
박은정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권설아의 비밀뿐이었다.
돈을 빌려달라고 찾아올 리도 없었고 두 사람의 관계가 그렇게 가까운 것은 아니었다.
“맞아. 권설아는 너보다 똑똑하지 않아. 그리고 그 당시 일을, 너는 전혀 미워하지 않나?”
박은정은 과거의 일에 대해 원한을 품고 싶었지만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버렸다.
권해솔이 진짜로 그 일이 마음에 걸렸다면 이미 자신을 찾아서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강현수 그 사람이랑 만났던 이유가 그 사람이 널 구해줘서가 아니야?”
권해솔은 어쩔 수 없이 태연한 척을 하며 자기 의도를 숨기려 했지만 박은정은 그것을 가볍게 간파했다.
“그래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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