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장

“임현도, 이 겁쟁이, 겁쟁이!” 서인영은 노기가 충만하여 임현도를 가리키며 욕을 했다. “우리 집 아가씨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당신을 찾아온 게 헛수고였어요. 위험에 처했는데, 당신은 이렇게 우리를 버리고 혼자 숨어 버렸군요!” “내가 당신들을 두고 갔다고?” 임현도는 어리둥절했다. “왜, 아직도 인정 안 해요?” 바보인 척하는 임현도를 보고 있자니 서인영은 더욱 화가 났다. “방금 산에 있는 그 저격수를 처리하러 갔었어요.” 임현도가 설명했다. 그는 그가 서인영에게 오해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저격수를 처리한다고요?” 서인영은 멍해졌다. 진지한 표정으로 헛소리를 하는 임현도를 보고 더욱 화가 났다.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산에 올라가서 저격수를 처리하다니, 산꼭대기가 우리랑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아요? 당신이 슈퍼맨이라고 생각해요, 날 줄 알아요?” 임현도의 설명에 대해 서인영은 마음속으로 천만 번을 믿지 않았다. 40m 정도 떨어진 정상은 물론이고 잘 훈련된 정예 특전사라도 오르는 데 몇 분 정도는 걸린다. 먼지 한 점 안 묻히고 숨 한 번 쉬지 않고 깔끔하게 차려입은 임현도를 보니 등산이라도 간 것 같은데 말이다. 게다가, 정상에는 최고의 저격수가 한 명 더 있다! 서로 싸우면 체력이 조금 소모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게다가, 임현도는 비무장 상태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임현도는 차에서 내린 뒤 다시 나타나기까지 불과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1분 동안 전문 용병 한 명을 죽이는 것은 고사하고 산을 오르내리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그러니 임현도가 허풍 떠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 서인영의 의심에도 별다른 설명 없이 임현도는 소희연에게 눈을 돌리며 물었다. “소희연 씨, 이 사람들을 알아?” “몰라.” 소희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누가 보냈는지 알아?” “잘 모르겠어.” “그럼 의심하는 대상이 있어?” 임현도가 계속 물었다. “없어.” 소희연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그래.” 아무것도 모르는 소희연을 보는 임현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