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뭐라고? 조성용이 늦은 것은 뜻밖에도 임현도와 김수아에게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허유정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성용이 이 말을 하기 전까지 그녀는 사실이 이렇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조성용이 어떻게 임현도 이 병신과 엮이게 되었지?’ “나한테 불만이 많은가 봐요?” 이때, 조성용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아니... 아니에요...” 허유정은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놀란 표정으로 조성용을 바라보았다. ‘내가 어찌 감히 조성용 씨에게 의견이 있겠어?’ “그럼 연회의 진행을 방해하지 말고 빨리 자리에 앉아요.” 조성용의 목소리에는 엄청난 위세와 짜증이 섞여 있었다. “네, 조성용 씨...”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허유정은 머리가 ‘윙윙’ 울리는 것 같았다. 그녀 옆에 있던 장문수도 멍해진 채 입만 크게 벌렸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장내가 고요해졌다. 모두가 조각상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이때 임현도와 김수아를 바라보는 조성용의 안색이 잠시 완화되었다. “임현도 씨, 김수아 씨, 방금 일로 인해 두 분의 기분에 영향을 주지 않았겠죠?” “아니... 아니요, 조성용 씨, 고마워요.” 조수아는 눈빛이 움찔하더니 그제야 조금 전의 충격에서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조성용이 이 연회를 차린 목적이 허유정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조성용이 그런 말을 할 줄 몰랐고, 또 그녀와 임현도에게 선물까지 준비했다니 더욱 놀랐다. “김수아 씨, 별말씀을요.” 조성용은 미소를 지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임현도와 김수아가 화를 내지 않기만 하면 돼.’ 조민아는 곁에서 조성용의 예의 바른 태도를 지켜보았다.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것만 같았다. ‘이 임현도는 도대체 어떤 신분이었기에 영성의 대단한 인물이 이런 태도로 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몸소 선물까지 준비하였을까?’ 조성용은 이를 당연하게 여겼고 전혀 내키지 않는 기색이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임시로 안배한 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