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짝! 뺨을 때리는 소리가 룸에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유난히 컸다. 뺨을 맞은 김수아는 거의 기절할 뻔했고, 얼굴에는 바로 손가락 자국이 빨갛게 올라왔다. "젠장, 천박한 년이 감히 나를 쳐?" 정호범은 독한 눈빛으로 바닥에 침을 뱉었다. 여자들은 모두 겁에 질려 자신이 피해를 볼까 봐 조용히 웅크리고 있었다. 허유정도 정호범이 자기한테 화내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뺨을 맞은 김수아는 술이 조금 깼다. 뜨거워진 얼굴을 손으로 감싸 쥐고 사나운 눈을 하고 있는 정호범을 보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정... 정호범 님?" 허유정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야, 너 나 알아?" 정호범은 김수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네가 술병으로 내 머리를 내리친 건 알아? 어떻게 할 거야?" "네?" 김수아는 순간 멍해졌다. 그제야 조금 전에 누군가 자신을 만지작거렸고, 반항할 힘이 없어서 자기도 모르게 뭔가를 집어 들어 던진 게 기억났다. 정호범이었어?' "죄... 죄송해요, 제가 술을 많이 마셔서. 제가... 치료비 배상해 드릴게요." 김수아는 얼른 정호범한테 사과했다. 하지만 상대는 영성 최대 조폭 조직 청용파 두목이었고 김씨 가문은 그를 건드릴 정도가 되지 못했다. "치료비를 배상해?" 그 말을 들은 정호범은 헛웃음을 치며 김수아를 노려보았다. "이 정호범이 돈이 부족해 보여?" "아... 아니요..." 김수아는 너무 놀라서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해명했다. "제가 취해서 다치게 했어요. 죄송해요, 제가 사과할게요!" "사과?" 정호범은 콧방귀를 뀌더니 김수아의 새하얀 얼굴을 보며 다시 흥분감을 느꼈다. "정말 사과하고 싶다면 기회를 줄 수는 있어." "정말요?" 김수아는 이글거리는 정호범의 눈빛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상대가 나쁜 마음을 먹었다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당연하지, 난 여자를 아주 아끼는 사람이야. 이러지, 네가 나랑 하룻밤 자고 날 기분 좋게 하면 조금 전 일은 없던 일로 해줄게." 정호범은 손을 내저었고, 이미 흥분을 참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