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5장

"소희연... 너 솔직히 말해봐. 7년 전 그때... 말 못 할 무언가라도 있었어?" 임현도가 어렵게 입술을 움직였다. 소리는 너무나도 미약해, 바람이 불면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7년 전?" 소희연은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 이내 임현도가 어떤 일을 말하는지 이해했다. 그녀는 코끝이 시큰거렸다. 지금까지, 임현도가 그토록 알고 싶어 했던 게 그 일이었다니! 그녀는 그에게 이렇듯 중요했던 것이다. "바보야... 7년 전에 이미 네게 똑똑히 말했잖아!" 소희연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 "아, 그랬구나. 내가 쓸데없이 착각한 거였네." 임현도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렇다. 역시나 그의 착각일 뿐이었다. "바보야, 그런 질문을 왜 해? 내가 너에게 이렇게 못되게 구는데도, 왜 날 구한 거야!" 소희연의 마음이 격렬하게 떨려왔다. 입은 독한 말을 내뱉고 있었지만, 눈물은 멈출 줄을 모르고 계속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죽음의 문턱까지 와버린 임현도는 그런 소희연의 감정을 전혀 읽지 못했다. "하하. 그냥 내가 바보였던 거로 해." "어차피 한 번 속았으니까 두 번째도 상관없어. 하지만... 이게 마지막일 거야..." 임현도의 목소리에서 거의 모든 힘이 빠져나갔다. 그 말을 간신히 내뱉으며 임현도는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그는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 당장이라도 잠들고 싶었다... "아니야, 절대 마지막은 아닐 거야!" "임현도, 반드시 버텨야 해. 앞으로도 계속 나한테 바보 같은 놈으로 있어 줘야 해. 계속! 끝까지!" "너 죽는 거 내가 허락 못 해. 듣고 있어? 임현도!" 소희연은 겁에 질려 소리를 지르고 또 질렀다. 그녀는 절대 임현도를 이런 곳에서 잠들게 할 수 없었다! 한 번 잠들면 정말로 끝이다! "소희연, 너 진짜 막무가내구나..." 임현도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 목소리는 가느다란 실처럼 툭 건드리면 끊어질 것만 같았다. "이 여자야, 넌 정말 처음 만난 이후로 줄곧 날 귀찮게만 하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