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장

날카로운 비명소리에 임현도는 고막이 찢어지는 듯했다. 임현도는 정신이 번쩍 들어 달려가 서인영의 입을 막았다. "우읍!" 임현도에게 입이 막힌 서인영은 버둥대며 공포에 찬 눈빛으로 여자 탈의실에 침입한 불청객을 바라보았는데 스타킹을 신은 그녀의 다리가 어찌나 세차게 버둥대는지 하마터면 임현도의 소중한 곳을 걷어찰 뻔했다. 임현도가 운좋게 뒤로 물러나 공격을 피했다. "그만 좀 소리쳐요, 나는 엿보러 온 게 아니에요, 주변에 킬러가 있다고요!" 임현도는 서둘러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서인영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탈의실에 침입한 사람이 임현도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임현도는 서인영이 더 이상 버둥대지 않자 그녀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풀었다. "임현도 씨, 완전 변태였네요!" 다시 말을 할 수 있었던 서인영이 이를 악물며 임현도를 사납게 노려보았다. 킬러가 있기는, 분명 임현도가 변명을 해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 나 말고 대체 누가 있다고 킬러가 있다는거야?' 킬러는 무슨.' "서인영 씨, 당신을 속이는 게 아니에요." 서인영의 불신에 찬 눈빛에 임현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다가 갑자기 뭔가가 생각이 난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서인영을 향해 취조하듯 물었다. "서인영 씨, 근데 왜 여기에 있어요?" 대낮에 이런 곳에서 스타킹을 갈아입다니, 의심스러울 만한 상황이었다. "그건 제가 할 말이네요. 남자가 왜 여자 탈의실에 있어요?" 서인영이 차가운 얼굴로 임현도를 빤히 쳐다보며 되물었다. 그녀에게 있어 임현도는 그저 자신의 행위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방금 스타킹을 입는 자신의 모습을 임현도가 모두 지켜보았다는 것을 떠올리자 서인영은 화가 나서 얼굴이 불그락푸르락해졌다. "어..." 임현도가 잠시 멈칫하다가 서인영의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아 해명했다. "방금 로비에서 살기를 느꼈어요. 그 살기가 탈의실에서 전해진 것이었고요." "그럼 남자 탈의실로 가면 안 되나요?" 서인영이 물었다. "갔었어요. 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