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주다인은 그 말을 듣고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병실 문 앞에 강재혁이 모습이 보이자 서로 눈짓을 주고받은 송하준 부부는 조용히 자리를 피해 두 사람에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주었다.
부부는 병실을 나서며 가볍게 인사했고 강재혁도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춘 뒤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주다인은 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었고 한 손에는 수액 라인이 연결돼 있었다.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고 공기 중에는 어색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강재혁은 침대 앞에 서서 주다인을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많이 놀랐나요?”
그의 다정한 말투에도 주다인은 그가 자신에게 숨겨왔던 일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쉽게 열지 못했다. 한번 의심이 생기면 지우기 어려운 법이었다.
심진우에게서 뼈저리게 배운 것이기도 했다.
주다인은 목을 잠시 가다듬고 일정한 거리를 둔 듯한 정중한 말투로 답했다.
“이번 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시면 제가 기꺼이 돕겠습니다.”
그녀의 단정하고 예의 바른 말투에서 강재혁은 그 속에 담긴 거리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넘을 수 없는 깊은 골짜기 사이에 선 기분이었다.
그는 속으로 초조함을 누르며 말했다.
“관련된 사람들은 이미 경찰서에 넘겼어요. 인터넷에 올린 영상도 전부 처리됐으니까 다인 씨에게 나쁜 영향은 없을 겁니다.”
인터넷 영상이라는 말에 주다인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 그녀는 표정이 서서히 굳어가며 물었다.
“인터넷에 어떤 영상이요?”
‘납치된 후 모텔방에 감금됐던 그 장면이 찍혔단 말인가?’
그녀는 몸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만약 탈출하지 못했다면 신체적인 피해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상처가 남았을 것이다.
그녀는 주먹을 꼭 쥐었고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변해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강재혁의 시선은 여전히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그 시선이 왠지 모르게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강 대표님, 더 하실 말씀 있으세요?”
강재혁은 깊은 눈빛으로 조용히 물었다.
“어떻게 해야 화를 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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