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쓰읍!”
주다인이 참지 못하고 신음을 흘리자 그 소리를 들은 남자들은 더욱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쯧쯧, 소리 내는 게 꽤 짜릿하네. 더 잘 들리게 조금만 큰 소리로 내 봐, 알겠지?”
그중 턱수염을 기른 남자가 허리띠를 풀자 바지가 느슨해지며 피부 아래 숨겨져 있던 붉은 발진이 드러났다.
그 광경만으로도 주다인의 온몸이 얼음장처럼 굳어졌다.
이 남자들은 더럽고 역겨웠으며 도저히 인간이라 볼 수 없었다.
주다인은 입술을 꾹 다물었고 절망이 목을 죄어오는 고통 속에서 숨이 막힐 듯했다.
‘송청아, 정말 날 죽이려는 거야?’
여기서 망가진다면 남은 인생도 끝이었다.
두 손이 등 뒤로 묶인 상태였지만 문득 몸을 움직이던 중 주머니에서 수술용 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주다인은 재빨리 몸으로 가려 남자들이 발견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다시 칼을 손에 쥐고는 천천히 몰래 끈을 풀기 시작했다.
한편, 몇몇 남자들은 누가 먼저 하겠냐며 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내가 먼저 할게. 너희들은 오래 못하잖아. 이 여자가 만족하겠어? 너희들 무시당할지도 몰라.”
그러자 턱수염을 기른 남자가 욕설을 내뱉으며 다른 남자를 밀쳤다.
“웃기지 마. 넌 우리보다 더럽잖아. 뒤에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고 그래. 꺼져!”
그는 상체를 일으켜 주다인에게 다가가려 했고 주다인은 숨을 죽이며 급히 끈을 끊었다.
남자가 손을 뻗기 직전, 마침내 그녀는 묶였던 손을 풀고 몸을 일으켜 수술용 칼을 쥔 채로 턱수염을 기른 남자를 향해 힘껏 찔렀다.
“아악!”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고 배를 찔린 남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배를 내려다보았다.
주다인이 서슴없이 칼을 뽑자 붉은 피가 거칠게 퍼져나갔다.
주다인은 곧바로 침대에서 몸을 날려 뛰어내리면서 다리에 묶여 있던 끈까지 끊었다.
비명을 지르며 배를 움켜쥔 남자가 소리쳤다.
“이 망할 년이! 감히 나한테 손을 대? 너 진짜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당장 저년을 잡아. 누가 먼저 하든 상관없으니까 꼼짝 못 하게 덮쳐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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