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송하준과 이윤희는 주다인이 강재혁과 잘 지내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여자한테 관심도 안 주던 강재혁이 주다인이 돌아온 뒤로는 송씨 가문 저택을 찾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파혼하겠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윤희가 이유를 물으려는 순간, 송하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다인아, 엄마 아빠는 애초에 너한테 결혼을 강요할 생각이 없었어. 네가 집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이렇게 빨리 시집보내고 싶지도 않아. 결정이 성급했다고 느껴진다면, 아빠는 네 선택을 존중할게.”
송하준의 말에 이윤희는 문득, 방금 자신이 이유를 캐물었다면 그건 이미 상처받은 딸의 마음에 상처를 더하는 행동이 되었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강재혁이 비록 명문가의 후계자라고는 하지만, 그들한테는 딸의 행복이 가장 중요했다.
이윤희는 말을 삼킨 채 주다인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나중에 강재혁에게 직접 사정을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송하준의 말을 들은 주다인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 제가 폐를 끼쳤어요.”
송하준은 마음이 아팠다.
“폐를 끼쳤다니. 다인아, 엄마 아빠는 언제든 네 편이라는 걸 잊지 마.”
주다인은 피곤하다고 말한 뒤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심진우와의 일 이후로 마음이 이미 무뎌져, 더 이상 어떤 일에도 쉽게 상처받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강재혁이 자신에게 다가온 이유에도 숨은 의도가 있을 거로 생각하자, 또다시 마음이 아려 왔다.
방으로 돌아온 주다인은 넓은 침대 위에 털썩 몸을 던졌다.
강재혁이 그녀를 도와줬던 순간들이 눈앞을 스쳐 지났지만, 조금 전 냉담했던 그의 표정은 그녀의 가슴을 후벼팠다.
그때, 휴대전화 화면이 밝아졌다. 주다인은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카톡을 확인했다. 강재혁이 보낸 문자였다.
[오늘 일은 오해예요. 미리 말하지 못했던 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어요. 모든 걸 정확하게 확인하기 전에 말하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미 신뢰가 무너진 마당에 주다인은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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