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주다인은 갑자기 비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강재혁이 마치 낯선 사람같이 느껴졌다.
‘숨기는 게 정말 많네. 나와 결혼하겠다고 한 것도 다른 목적이 있어서는 아닐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던 그녀는 얼굴을 굳히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강재혁 씨, 당신은 대체 무슨 목적으로 나와 결혼하려는 거예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강재혁은 그녀와 결혼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주다인은 몇 번 만나보지도 않은 남자를 믿고 결혼까지 생각했던 자신이 너무 어리석게 느껴졌다.
그리고 부모님끼리 맺은 결혼이라고 해도 이윤희는 주다인이 원치 않는다면 거절해도 된다고 분명히 말했었다.
주다인의 어두워진 얼굴을 보고서야, 강재혁의 태도에는 미세한 변화가 일었다.
“목적 같은 거 없어요.”
“그럼, 대체 뭘 원하는 거예요? 이미 송청아에 대해 조사까지 다 했던 거 아니에요?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나에게 그 사실을 숨겼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당신을 탓할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강 대표님, 확실하게 얘기할게요. 만약 이 계약 결혼에 숨겨진 의도가 있다면, 전 절대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
말을 마친 주다인이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하자, 강재혁은 재빨리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고 주다인을 빤히 응시하며 말했다.
“주다인 씨, 지금 나를 못 믿는다는 뜻이에요?”
“강 대표님, 저희 그렇게 잘 아는 사이도 아니잖아요. 몇 번 만난 사람을 믿지 못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주다인의 대답에 강재혁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내가 주다인 씨를 해칠 일은 절대 없어요. 뭐가 문제예요?”
“그렇다고 해도 거짓말하면서 사람을 속이는 건 용납할 수 없어요.”
그녀는 이미 한 번 남자한테 심하게 덴 적이 있었다.
심진우와의 삼 년.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는 철저히 그녀를 속여왔다. 사랑이라는 이름과 믿음이라는 허울로 그녀를 속이며 농락했다.
남자의 달콤한 말에 속아 넘어가는 건 그 한 번이면 충분했다.
주다인은 붉어진 두 눈으로 단 하나의 결점조차 용납할 수 없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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