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송청아는 눈빛을 피하며 슬그머니 다가와 이윤희의 팔에 살짝 매달렸다.
“엄마~ 저 아무것도 안 했어요. 엄마가 뭔가 잘못 들으신 거 아닐까요?”
이윤희는 그런 송청아를 조용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청아야, 네 성격 엄마가 다 안다. 언니가 돌아온 걸 네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고 싶어. 송씨 가문에서 자식 하나 더 키운다고 힘들 일 없단다. 너랑 다인이는 이제부터 똑같이 엄마의 딸이야.”
하지만 그 말은 송청아의 귀엔 경고처럼 들릴 뿐이었다.
엄마는 지금 자신이 철없다고 나무라고 있었다. 주다인을 미워하는 자신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었다. ‘똑같다'고는 했지만 정말 일이 생기면 결국 주다인을 감싸는 건 엄마였다.
송청아는 점점 표정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문 채 말에 가시를 세웠다.
“엄마, 제가 이 집에 부담이 된다면 그냥 지금 나갈게요.”
“그동안 저랑 아빠가 키워주신 거 감사하게 생각해요. 저도 열심히 일해서 그 은혜 꼭 갚을게요.”
이윤희는 그 말에 순간 멍해졌다. 그녀는 손을 뻗어 송청아를 붙잡으려 했다.
“청아야, 엄마랑 왜 이러는 거니.”
“제가 비켜드릴게요. 주다인이 송씨 가문의 진짜 딸이니까 전 나갈게요.”
“청아야!”
송청아는 끝내 분이 풀리지 않은 얼굴로 방 안으로 성큼 들어가 버렸다.
엄마가 정말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길 바란다면 자신의 이런 태도를 보고서라도 깨달아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이윤희는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숨을 고르던 이윤희는 점점 차분해진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청아야, 스스로 살아보겠다니 엄마도 굳이 말리진 않을게.”
그 말이 끝나자마자 송청아의 발걸음이 멈췄다.
엄마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그녀의 얼굴은 이미 분노와 질투로 일그러지고 있었다.
심장이 벌컥벌컥 뛰었고 이성을 잃을 만큼 화가 치밀었다.
주다인, 이 모든 게 다 그녀 때문이었다!
하지만 송청아도 안다. 그동안 송씨 가문에서 공주처럼 자라며 부족한 것 없이 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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