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화가 난 심진우가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들려오는 건 여자의 기계음뿐이었다.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아침 댓바람부터 전화를 걸어 욕을 한 사람의 신원을 알 수 없어서 조급했던 심진우는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그런데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 뒤로 각기 다른 지역, 다른 번호로 수많은 전화가 걸려왔는데 심진우는 받지는 않았지만 다 자신을 욕하기 위한 전화라는 걸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개인정보가 어디서 새나간 거지?’
핸드폰을 꽉 쥐던 심진우는 전화카드를 빼내고서야 안정을 되찾았다.
심진우는 그제야 인스타로 들어가 뒤바뀐 여론을 확인했다.
주다인이 공개한 녹음파일과 영상은 그녀가 약을 바꾼 게 아님을 너무나도 잘 증명하고 있었다.
심진우의 협박적인 언행에 네티즌들이 삼화 그룹 공식계정까지 찾아가 입장문을 요구하자 제대로 열 받은 심진우는 바로 비서에게 연락했다.
[기사 보고도 가만히 있는 거야? 당장 주다인 계정부터 동결해버려. 걔가 지금 인플루언서 한 번 돼보겠다고 난리를 치잖아.]
비서에게 화풀이하고 난 뒤에도 화가 쉽게 가라앉지 않아 심진우는 거친 호흡을 내뱉었다.
‘주다인,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이거지?’
주다인의 증거자료들을 보고 놀란 사람은 심진우뿐만이 아니었다.
인스타를 훑어보던 강재혁 역시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
사실 강재혁이 주다인에게 접근한 건 송청아를 떨궈버리기 위해서였다.
정략결혼은 해야만 하는데 그 상대로 송청아를 고르고 싶지는 않아서 송 씨 집안에서 친딸을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자신의 새로운 정략결혼 상대가 될 주다인에게 다가간 것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그저 주다인이 자신의 아내가 될 자격이 있는지만을 따져봤었는데 몇 번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그녀에게 흥미가 생기고 있었다.
결혼에 응하고 명함까지 받아갔으면서 자신에게 한 번도 연락하지 않는 사람, 병원이 만든 함정에 빠졌으면서도 어떻게든 증거를 찾아내는 사람, 주다인이라는 인간이 점점 더 궁금해져서 강재혁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서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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