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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장

“하현, 너는 일말의 자존심도 없어? 네 가족한테 빌붙을 뿐이잖아. 어떻게 네가 집안의 어른인 척을 해? 여기가 정말 네가 의견을 낼 자리라고 생각해?” 동수는 앞으로 나서더니 하현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하현이 많은 사람 앞에서 그의 사랑하는 아들을 망신시켰기 때문이다. 그 순간, 동수는 하현이 너무나도 싫었다. “은아 대신 말하고 싶어? 은아가 그래도 된대? 얘가 그래도 된다고 해도 네 장인이랑 장모가 아직 말을 안 했어. 네가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떠들어? 너는 서열이랑 예절이 뭔지도 몰라. 꺼져!” 동수는 경멸의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 “아주버님, 하현이 한 말이 맞아요. 이번에 은아는 안 갈 거예요!” 희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제수씨… 뭐라고 했어요?” 동수는 손가락을 뻗더니 희정을 가리켰다. 그는 몹시 화가 나 이제 손가락까지 떨고 있었다. “아주버님이랑 저는요? 아주버님은 은아한테 누명을 씌우고 해명하지도 않았잖아요. 심지어 우리를 설씨 집안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했어요. 근데 지금 우리 딸만이 설 씨들을 살릴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우리한테 용서를 구하고 싶지도 않아 하고, 놀랍게도 이렇게 건방지게 굴다니요. 잊었어요? 우리 설씨 집안이 지금 왜 이 모양이 됐는지? 다 아주버님의 그 사랑하는 아들 때문이잖아요!” 희정은 가끔 성질이 고약했다. 은아의 엄마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날, 희정은 분노로 가득 차 화풀이할 다른 곳이 마땅히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드디어 화풀이할 기회를 찾았다. 하현은 헷갈려 희정을 힐끗 쳐다보았다. 희정이 자신의 편을 들어 그를 대변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동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따지고 보면 희정이 한 말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동수가 말을 잇기도 전에, 설 씨 어르신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그리고 어르신은 말했다. “희정아, 잘못을 한 건 민혁이 맞아. 하지만 우리는 같은 가족이고 한배에 탔어. 만약 설씨 집안이 망한다면, 네가 과연 무사할까?” “설씨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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