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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설명? 내가 왜 당신한테 설명해야 해?” 하현은 차갑게 말했다. “은아는 내 아내야. 은아한테서 떨어져. 발정난 거라면 다른 곳으로 가!” “그리고, 내 아내가 장미를 좋아한다면 내가 직접 사줄 거야! 외딴 남자에게서 받을 이유가 없어!” "은아는 아름다운 여자야. 이따위 장미가 어떻게 은아에게 어울리겠어? 오늘밤 내가 프라하에서 장미를 사서 내 아내에게 선물할거야!" “너 미친거 아니야! 지능이 낮은 거야 아니면 그냥 멍청한 거야? 너 돈 있냐? 어제 설 씨 어르신한테 스쿠터 사달라고 하는 거 다 들었어. 당신같은 가난뱅이는 신장을 판다고 해도 프라하 장미 한송이 못사. 왜 이렇게 뻔뻔하게 여기서 쇼를 하는 거야?” 이준의 눈빛은 차가워졌다. 그는 하엔 그룹에서 높은 직위를 가지고 있는 고위층이다 . 어떻게 저따위 데릴사위 따위가 나한테 감히 이렇게 말을 하지?’ 그리고 이준을 제일 화나게 한 것은 하현이 이준의 꽃을 짓밟아 버리고 은아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저 자식은 도대체 뭘 믿고 저러는 거야?’ 잠깐 머리를 굴리던 이준은 뜬금없이 입가에 피식 냉소를 지으며 자신만만한 어투로 소리질렀다. 이준은 확신에 찬 듯했다. “은아씨, 60억 원 투자가 필요하지 않으세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네?” 은아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준은 차분히 말했다. “은아씨, 당신 회사에 60억 원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어요. 마침 제 수중에 그 정도 액수의 돈이 있어서 투자금으로 사용할수 있어요. 저와 함께 오늘 점심을 먹어준다면 그건 당신 몫이 될 거에요.” “정말이에요?” 은아는 무의식적으로 하현의 손을 내팽개쳐 버렸다. 그녀의 회사는 그 돈이 필요했다. “저는 한입에 두말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이준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좋아요.” 잠시 고민 후, 은아는 결국 이준의 점심 초대에 응하기로 했다. 솔직히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회사가 망할 가능성이 제일 컸기 때문이다. “가요, 은아 씨. 프로젝트에 관한 상세한 얘기를 합시다. 그리고 이따가 어디서 점심을 먹을지 한번 상의해 보자구요...” 이준은 정중하게 말했다. “은아야! 저 사람이랑 가면 안 돼!” 은아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하현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이준을 노려보았다. “강이준, 경고하는데. 내 아내에게서 멀리 떨어져!” 이준은 비웃었다. “쓸모없는 데릴사위 따위가 뭘 결정해? 왜? 은아 씨가 바람 피울까 봐 걱정돼? 잘 알아둬, 설령 내가 네 아내랑 바람났다 해도 넌 그걸 영광으로 받아들일줄 알아야 돼. 나한테 감사해야 한다고, 알았냐?" “병신같은 새끼, 네가 너의 보잘것없는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 “난...” 하현은 표정이 바뀌면서 무언가를 더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때, 은아가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오면서 차갑게 말했다. “하현, 곤란하게 굴지 마.” “내가 당신을 곤란하게 했어?” 하현은 멈칫했다. “이 투자가 나한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 은아는 실망 가득한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당신이 좀 더 능력있는 남자라면 내가 이럴 필요가 없는데.’가 씌여 있었다. 은아는 한숨을 내쉬며 이준을 따라 회사 로비를 벗어났다. 그리고 그녀는 BMW 에 탔다. “은아야!” 은아가 이준의 차에 타는 모습을 보자, 하현은 재빨리 그녀를 쫓아갔다. 그리고 웨치다싶이 말했다. “은아야, 저 사람을 따라가지 마! 나한테도 돈이 있어. 내가 60억 원을 줄게!” “하현, 가서 일자리라도 알아보지 그래? 여기서 헛된 꿈만 꾸고 있지 말고.” 은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난...” 하현은 무언가를 또 말하려고 했다. 이때 차문을 열어주느라 옆에 서있던 이준이 하현에게로 다가갔다. 그는 하현의 어깨를 토닥이며 조롱섞인 말투로 말했다. “병신아, 일자리가 필요해? 내가 하나 추천해줄까? 운 좋게도 마침 우리 회사에 청소부가 필요한데.” “한번 해볼래? 매달 20만 원씩 받을 거야. 은아를 봐서 당신은 보조금으로 6만 원 더 줄수도 있어. 어때?” 이준은 제법 진지하게 말했다. “하엔 그룹의 배후에는 하 씨 가문이 있어. 이런 대기업에 입사하기도 쉽지 않아.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마. 잘 생각해!” 하현은 이준의 손을 밀쳐내며 차갑게 말했다. “나는 그런 거 필요 없어!” “하, 고마운 줄도 모르고!” 이준은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 그리고는 하현에게 더이상 신경 쓰기 귀찮다는듯 천천히 자신의 BMW 문을 열어 차에 탔다. “은아야, 제발 저 사람이랑 가지 마. 내가 그 60억 원을 해결해 줄 수 있어!” 은아가 마음을 바꾸길 바라며, 하현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매달리며 은아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은아는 결국 하현의 애원을 무시했다. “하현, 인제 그만 소리 질러. 가난한 주제에 헛된 생각은 그만 하고...” “당신이 어떻게 은아 씨를 도와줄 수 있는데? 60억 원을 가지고 있어? 아니면 하엔 그룹 대표를 알기라도 해?” “당신... 헛된 생각 그만하고 나중에 설 씨 집안에서 쫓겨나면 어디 가서 돈 구걸할지 고민이나 좀 해봐...하하하” 자동차 창문을 내리면서 이준은 경멸스런 미소를 지었다. 하현은 분노했다. “강이준! 돈 많다고 잘난 척하지 마!” “미안한데. 돈이 많으면 잘난거 맞아. 내말 한마디면 네 아내를 이렇게 맘대로 데려갈 수도 있잖아...” “내가 차에 타라 하면, 네 아내는 할 수 없이 내 말을 따라야 하고.” “내가 너랑 이혼하라 하면, 네 아내는 그렇게 해야 하지.” "하하하" 이준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이준의 차가 떠나자, 하현은 의기소침해져 회사 입구로 돌아왔다. “하엔 그룹 일개 프로젝트 매니저 따위가 지멋대로 내 아내에게 차에 타라면 타고 나랑 이혼하라면 한다고?" “하엔 그룹은 그저 하 씨 가문 산하에 있는 회사중 하나일 뿐인데. 제기랄!” 하현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자신의 노인용 핸드폰을 꺼내 그 전날 통화했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제가 하엔을 도울 수는 있지만 두 가지 조건이 있어요!” “첫번째, 오늘부터 하엔 그룹은 제가 소유합니다!” “둘째, 프라하에서 제일 좋은 장미들을 주문해 여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방식으로 SL 광고대행사에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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