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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장

“현금 인출 할 수 있죠?” 하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럼 저 4천만 원만 뽑을게요.” 천주환은 감히 묻지도 못하고 달려가더니 잠시 후 봉투를 하현에게 건넸다. 하현은 쳐다보지도 않고 정문 쪽을 향해 봉투를 든 손을 흔들었다. 봉투 안에 있던 돈 뭉치들이 전부 쏟아져 나와 사람들의 주위를 끌었고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 4천만 원이요.”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슬그머니 빠져나갈 채비를 하던 집 부자와 요염한 여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그들은 방금 이 젊은이가 그들에게 4천만 원을 줄 테니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이까짓 돈이 뭐? 내가 거진 줄 아니? 꼴랑 이 4천만 원으로 뭘 어쩌겠다는 거야?” 요염한 여자는 불만이 가라앉지 않는 얼굴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하현은 말 없이 그저 그 집 부자를 바라보았다. 집 부자는 하현의 표정을 보며 이 순간 자신의 솜털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만약 스스로 할 수 없다면 눈앞에 있는 이 젊은이가 반드시 그가 무릎을 꿇도록 도와줄 것을 알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랜드 하얏트 사장 천주환도 그 앞에서 공손하고 깍듯하게 하니 그 누구도 감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자신이 이렇게 돈이 좀 있다고 그 앞에서 뭐라도 되겠는가? 곧 이어 그 집 부자는 군소리 없이 바로 요염한 여자의 얼굴에 뺨을 때렸다. “어디서 이런 쓸데없는 소리를 해. 이 여자분께 무릎 꿇고 사과해!” 요염한 여자는 어리둥절 했다. 이 순간 그녀는 눈앞에 있는 이 젊은이의 신분이 분명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집 부자가 이렇게 엉뚱하게 행동 했을 리 없다. 잠시 후 그녀는 ‘투둑’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설은아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녀가 사과를 마치자 이 집 부자는 그제서야 하현의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 “선생님 다른 볼 일은 없어서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하현이 고개를 끄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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