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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장

오후, 하엔 그룹. 회장 사무실. 하현은 최근에 회사에 별로 오지 않아서 서명해야 할 서류들이 많았다. 하현이 제시한 1조 계획은 지금까지도 얼마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의 일부 좋지 못한 투자금은 하현이 회수하였다. 이렇게 일을 하다 보니 하엔 그룹의 장부의 금액은 이전에 비해 더 많아졌고 당연히 수익률이 높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회사의 개혁기간의 진통이기에 하현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서류에 모두 서명을 한 후 하현은 의자에 기대어 앉았고, 그제서야 천천히 말했다. “회사 고위층 몇 명에게 가서 얘기 좀 해야겠어. 사람을 뽑아서 남원에 가서 지사를 하나 만들어야 하거든……” “앞으로 우리 업무는 남원에다 많이 둘 테니 우리와 함께 갈 사람은 처우도 30% 높게 해주고……” 슬기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경악하는 빛이 역력했다. 그녀는 기다리지 못하고 말했다. “회장님, 하지만 남원은 하씨 가문의 터전인데……” “명목상 우리는 하씨 가문의 산하 기업이에요. 이렇게 지사를 차리게 되면 하씨 가문의 얼굴에 손상을 입히게 되는 거 아닌가요?” 하현은 일어서며 손을 뻗어 슬기의 어깨를 두드렸다. 슬기는 온 몸이 뻣뻣해졌지만 다른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하현도 이것에 개의치 않았고, 창가 쪽으로 가서 아래 쪽에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며 천천히 말했다. “이게 한 수야. 우리가 가지 않아도 가게 될 거야.” “하씨 가문에서 지금 누군가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어.” “만약 내가 계속 서울에 둥지를 틀고 싶으면 연거푸 끊임없는 탐색과 끊이지 않는 핍박이 계속 있을 거야. “수동적이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3년이 됐어. 꼬박 3년……” “나는 3년을 기다렸고, 그건 기회를 기다렸다는 거야……” “내가 얼마나 강한지를 증명하려는 게 아니라……” “다만 나는 모두에게 알리려는 거야……” “내가 잃어버린 건 내가 반드시 직접 찾아올 거야!” 여기까지 말하고 하현은 살짝 웃었고 비할 데 없이 멋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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