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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장

설씨 어르신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는 지금 슬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비서님, 당신…… 그게 무슨 말입니까?” 슬기는 가볍게 웃으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설민혁에게 시선이 갔다. 이 순간 설민혁은 온몸이 살짝 흔들렸고 일순간 얼굴이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설 회장님은 계약서를 꼼꼼히 보셨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 꼭 그렇지는 않은 거 같아요. 아마 당신이 본 것은 어떤 사람이 개정한 계약서 같네요.” “설 회장님이 계약서의 진짜 내용이 무엇인 지를 모르니 제가 오늘 서울 변호사 협회의 여 회장을 특별히 불러 계약서에 있는 내용과 계약서를 위반했을 경우 어떻게 되는 지 그 결과를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슬기는 말을 마친 뒤 가볍게 손뼉을 쳤다. 잠시 후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이 서류 가방을 들고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 사람을 보자 설씨 어르신은 머리가 ‘핑’도는 것 같았다. 이 사람은 서울변호사협회의 여 회장으로, 신분이 꽤 높았다. 웬만한 가족과 기업은 그를 한 번 만나는 것도 어려웠다. 평일 낮에는 더 없이 어려웠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오늘 슬기의 수행원처럼 지금 여기에 나타났다. “여 회장님, 설 회장님의 가족들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해 주세요!” 슬기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 후에 지체 없이 한쪽으로 가서 서 있었다. 동시에 아무런 기색 없이 하현이 있는 쪽을 향해 살짝 허리를 굽혔다. 슬기의 지시에 따라 여 회장은 고개를 들어올리며 그곳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서야 설씨 어르신에게로 시선을 향하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설 회장님, 오래간만입니다.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설씨 집안에 큰 일이 생겼다고요……” “무슨 큰 일이요?” 설씨 어르신은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이건 그 당시 당신들과 하엔 그룹이 투자를 합의하고 서명한 계약서의 사본입니다. 먼저 한 번 보시죠……” 여 회장은 서류 한 부를 꺼내 내밀어 설씨 어르신에게 건네주었다. 설씨 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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