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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9장

”순진하다고?” 하현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눈앞에 있는 원천신을 쳐다보았다. “원 사장님. 사람은 항상 자신이 아는 것만큼만 보죠. 자신이 알지 못하는 영역은 잘 보지 못합니다.” “지금 그런 말을 하시고 나중에 또 저한테 된통 당하지 않을까 두렵지도 않습니까?” “의약에 있어서 사람들은 광고를 보지 않아요. 치료 효과를 보죠. 설마 이런 사실도 모르는 건 아니죠?” “양 씨 가문이 백약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어요. 그런데 다른 상처치료제보다 못합니다.” “제가 이런 기업 하나쯤 뭉개버리는 게 어렵겠습니까?” “개업하는 그날이 내가 이끄는 양가백약이 전설이 되는 날일지도 모릅니다!” “허! 하현. 당신의 순진무구함은 정말 마음에 드는군.” 원천신이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턱을 치켜세우며 직원들에게 이리저리 지시를 하다가 하현에게 입을 열었다. “당신은 식견도 좀 있고 수완도 좋아. 그렇다고 사업을 잘할 수 있는 건 아니야.” “화환 몇 개라도 좀 사서 문 앞에 둬. 저게 뭐야? 문 앞이 너무 없어 보이잖아! 내가 다 창피하다니까!” “만약 살 돈이 없으면 얼마든지 말해. 내가 당신을 배웅해 주는 의미로 화환 몇 개 사 줄 수 있으니까.” 원천신의 말에 그녀와 함께 온 일행들이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하현은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했다. “필요없어요. 여기 좁아서 놓을 자리도 없어요. 그리고 일부러 그런 걸로 있어 보이는 척할 필요도 없구요.” “전 지금 물건을 어떻게 더 잘 배치할지 고민하는 걸로도 머리가 아프거든요.” “하하하.” 하현이 이렇게 너스레를 떨며 의기양양하게 나오자 원천신 일행은 가소로운 듯 허리를 앞뒤로 숙여가며 비웃었다. 양호남은 이 광경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이런 얼뜨기를 상대하는 데 그렇게 화를 내었다니! 그럴 필요도 없었잖아? 화환 몇 개도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라니! 그렇지만 정말로 그랬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가 남양 황실의 핏줄이거나 혹은 남양 3대 가문 도련님인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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