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9장
부일민은 더욱 냉소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우리 앞에서 귀에 거슬리는 그런 말은 해도 되지만 이것만은 알고 가세요. 한번 지불한 돈은 환불되지 않아요.”
“사람이야 얼마든 데려가도 되지만 보증금 천만 원은 돌려주지 않습니다!”
“그럼 어서 물러가세요!”
“여기서 방해하지 말구요!”
의사의 오만방자한 말에 강옥연은 얼굴이 싸늘해졌다.
“살리기는커녕 환불도 안 된다구요?!”
“내가 당신들 고소할 거예요!”
“고소?!”
부일민은 여간호사 몇 명과 눈을 마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어떤 사람은 손거울을 꺼내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고 어떤 사람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강옥연이 고소라는 말을 꺼내도 그녀들은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게 분명했다.
어차피 페낭 병원은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고소? 그래 하세요!”
부일민은 눈썹을 치켜세운 뒤 벽에 붙은 전화번호를 가리켰다.
“국민신문고, 식약처, 경찰서, 등등, 전화번호들이 여기 다 있으니까!”
“아무데나 전화해서 아무나 불러 보세요!”
“사람을 불러서 날 고소해 보세요! 그럼 내가 당신들을 할아버지라고 부를게요!”
“대하 촌놈들이 감히 우리 남양 땅에 와서 거드름을 피우며 위세를 부리고 있어?! 흥!”
“당신들이 전화를 해 봤자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거예요!”
부일민은 한껏 코웃음을 쳤다.
그들은 이미 관광객들을 등쳐먹는 데 아주 익숙한 것 같았다.
관광객이 신고해도 결국 팔이 안으로 굽는 법이었다.
“당신들 제정신이에요!”
강옥연은 눈을 부라렸다.
이런 몰상식한 사람들은 정말이지 처음이었다.
이때 하현이 앞으로 나와 강옥연의 어깨를 툭툭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
“강옥연, 어쨌든 당신은 용문 사람인데 어떻게 기본적인 도리도 몰라?”
“뭐라고?”
강옥연이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도무지 하현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말로 하면 못 알아들어. 그냥 얼굴을 두들겨 맞아야 알아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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