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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3장

30분 후 비행기는 페낭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하현 일행은 일등석에 앉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비행기에서 내렸고 동시에 특별 셔틀버스가 마중 나와 있었다. 하현에게 뺨을 맞은 몇몇 남양인들은 먼저 차에 탔고 그 남양 도둑은 핸드폰을 꺼내 하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뒤 음흉한 미소를 띠며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10분 후 셔틀버스가 터미널 밖 출입국 심사대에 도착했다. “선생님, 거기 서세요!” 수백 명의 승객이 일일이 출입국 심사대에서 검사를 마치고 별다른 문제없이 모두 통과했다. 그런데 하현의 차례가 되었을 때 갑자기 제복을 입은 여직원이 나타나 하현을 가로막았다. 그녀의 눈에 의심하는 눈빛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언짢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 먼발치에서 남양 도둑은 흡족한 듯 냉소를 짓고 있었다. 국제항공법에 따라 비행기에서 일어난 일은 남양 측에서 하현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하현을 혼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현은 곧 몇몇 공항의 보안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심층 검사를 위해 격리 구역으로 갔다. 아무런 흔들림 없는 하현의 표정을 보고 많은 남양 승객들은 경멸하는 눈빛을 보냈고 일부는 손가락을 들어 목을 긋는 시늉을 지어 보였다. 그들은 하현이 비행기에서 일으킨 행동 때문에 그곳에 끌려가서 샅샅이 검사를 받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자기 나라도 아닌 곳에서 신중하게 행동하기는커녕 오히려 거리낌 없이 주먹을 날리다니, 저런 꼴을 당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핸드폰 잠금장치를 푸세요. 안에 수상한 내용이 없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몇 명의 보안요원들이 하현의 짐을 마구잡이로 뒤지면서 몸수색을 시작했고 동시에 하현에게 핸드폰 잠금장치를 풀라고 종용했다. 하현은 눈앞에 있는 여직원이 왠지 아까 그 남양 도둑과 닮았다는 느낌이 들자 얼굴 가득 흥미로운 기색을 떠올렸다. “선생님, 핸드폰 잠금장치를 어서 풀어주세요. 그래야 우리가 검사를 할 수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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