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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0장

은침이 핏발 선 듯 앞으로 휙휙 날아왔다. 동시에 은침들은 일종의 진형을 형성하며 휙휙 소리를 냈다. 속도도, 기세도 놀라웠다. 주위의 구경꾼들이 모두 놀란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박나진이 어쩐지 그렇게 자신만만하더라니! 암살 수법의 솜씨가 가히 상상을 초월해다! 그러나 충격에 휩싸인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남선은 싸늘한 표정만 지으며 조용히 은침을 주목했다. 이 모습을 보고 박나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야 네가 내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걸 안 거야? 그래서 깨끗하게 포기하고 죽겠다는 거야?” “하긴 어차피 반항해도 안 될 거 깨끗하게 포기하고 죽는 게 차라리 영리한 생각이지.” 천정국은 마음이 급해서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남선! 빨리 반격해! 정 안되면 피하기라도 해!” 설마 다른 사람과 맞붙어 본 경험이 없는 남선이 긴장해서 얼어붙었단 말인가? 천정군은 초조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진주희도 눈썹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남선이 지금 뭐하는 걸까요? 만약 상대의 은침에 맞는다면 그녀는 아마 질 거예요!” “남선이 지금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모르는 걸까요?” 하현도 지금 남선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모든 사람들이 의아해하며 눈썹을 찌푸리고 있던 그 순간... 갑자기 남선이 오른손을 한 번 휙, 또 한 번 크게 휙 휘두르자 어디선가 은침이 날아와 상대를 향해 날아갔다. “촹! 촹!” 은침들은 방금 박나진이 쏜 은침들과 맞부딪혔다. 순간 장내 곳곳에서 낭랑하고 맑은 소리가 울렸고 수많은 은침들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완벽하게 막아낸 것이다. 남선의 솜씨에 사람들은 감탄을 금치 못하다가 갑자기 어리둥절해했다. 어디서 봐왔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천수관음?” 맞은편에 서 있던 박나진이 안색이 급격히 변하며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네가 어떻게 우리 천수관음 기법을 알고 있어?!” 장내는 충격에 휩싸였다. 모두들 믿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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