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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장

안흥섭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살짝 박수를 치차 바로 스태프가 엄숙하고 아주 조심스럽게 골동품 꽃병을 안고 와 단상에 올려 놓았다. “여러분, 관심이 있으시다면 순서대로 품평을 하기 전에 이 물건의 진위에 대해 자유롭게 논평해 보시기 바랍니다.” 안흥섭은 빙그레 웃었다. 이 말을 듣고 장내에 있던 상류층 사람들 역시 사양하지 않고 몇몇 나이가 있는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골동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먼저 앞으로 나가 세세하게 감별하기 시작했다. “안씨 대가님, 너그럽지가 않으시네요. 이 물건은 어찌 보면 모두 가짜같이 보이네요!” “맞아요! 더 할 나위 없이 가짜네요!” “대가님, 어디서 사셨는지 말해주세요. 2만원 드릴까요?” 많은 사람들이 논평을 하는 가운데 안흥섭은 화를 내지 않고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이건 내가 한 노점에서 사온 건데, 만 원 주고 사왔어요.” 이 말을 하자 모두 하나가 됐다. 만 원짜리 도자기가 어떻게 진짜 일 수가 있지? 하지만 문제는 안흥섭 같은 거물이 산 물건이 어떻게 가짜일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감정을 하는 이 일의 시조로써 여태껏 뭘 빠뜨리고 본 적이 없었다. 하현 역시 시작하지 않고 인파를 따라 부스 앞쪽으로 걸어갔다. 이것은 다채로운 빛깔의 희미한 도자기 화병이었는데, 색채가 조화롭게 보이지만 너무 화려해서 아무리 봐도 고대에서 가질 수 있는 기술로는 보이지 않았다. “제가 먼저 한 번 볼게요.” 이 때 장택일도 사양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장택일은 골동품협회 회장이다. 서울 골동품계에서 그의 명성이 너무 커서 그가 걸어 나왔을 때 사방에서 쉴 새 없이 떠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이 순간 감히 숨조차 쉬지 못했다. 얼마나 많은 시선이 동시에 장택일에게 쏠렸는지 모른다. 서울 골동품협회 회장으로서 장택일은 감정을 하는데 있어 조예가 깊었다. 비록 안흥섭만큼 대단하진 않았지만, 이미 최고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나쁘지 않았다. 그의 앞에서는 지금 감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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