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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2장

김규민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오직 그녀 혼자만이 서 있었다. 이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얼굴이 차갑게 식었고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 “김규민, 넌 아직 날 죽이지 못했어. 날 죽이기도 전에 그냥 도망가려고?” 하현은 일어서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느릿느릿한 동작인 듯 보였으나 어느덧 김규민 앞에 나타난 하현은 오른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 거대한 힘이 느껴져 김규민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김 씨 가문 사람으로서 어떻게 함부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겠는가? 순간 김규민은 숨을 몰아쉬며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 “개자식, 능력이 있거든 날 건드려 봐!” 김규민의 말에 패왕파 패거리들이 달려와 그녀를 보호하려 하였으나 진주희 한 사람에게 가로막혔다. “당신을 건드려 보라고?” 하현은 손을 뻗어 김규민의 턱을 치켜든 다음 그녀의 뺨을 날렸다. 김규민의 얼굴이 벌겋게 부어올랐다. 하현은 흥미로운 듯 입가를 말아올리며 말했다. “건드렸다 어쩔래?” “내가 못할 줄 알았어?” 김규민은 이를 갈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안하무인으로 사람들 위에 군림했다. 언제 이런 모욕적인 대접을 받아 봤겠는가? 순간 그녀는 하현을 씹어 죽여도 성에 차지 않을 것 같았다. 어쨌든 그녀에겐 절대적인 망신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하현이 김규민의 뺨을 몇 대 더 때리려고 했을 때 갑자기 냉소적인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패가 하나 좋구만. 하지만 한 가지 이치만은 알아둬야 할 거야.” “푸른 산이 있는 한 푸른 물은 영원히 흐르게 마련이지.” “세상은 좁아서 돌고 돌아 결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되는 법.” “내가 남겨둔 불씨가 언제 어디서 다시 돌아올지 모르는 일이지.” “외지인이 무성 같은 곳에서 함부로 날뛰다니. 하늘이 노할 일이야.” “계속 이러다간 나중에 그 업보를 어떻게 다 감당하려고 그래?” “병왕급 부하 한 명 두었다고 감히 김 씨 가문을 건드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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