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3장
”이걸로 됐어”
“그렇지만 다른 건 아직 해명 안 했어.”
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탕탕!”
연이어 두 발.
브라흐마 샤주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이번에는 두 다리에 총알이 박혔다.
방금까지만 해도 꼿꼿이 서 있던 그가 그대로 주저앉아 뒹굴었다.
“하 씨! 당신 절대 가만 안 둘 거야!”
“죽을 때까지 당신이랑 싸울 거야!”
이를 지켜보던 차성도의 눈에 분노가 서렸다.
그는 오늘 자신이 충분히 양보하고 참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하현이라는 대하인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잘못을 인정했는데도 이런 짓을 하다니!
이건 인도상회 전체의 체면을 발로 짓밟는 행동이었다.
“개자식!”
“끝까지 해 보자 이거야?”
“넌 절대 나한테 안 돼!”
하현은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친 뒤 차성도의 행커치프로 손가락 사이를 닦았다.
깨끗이 닦은 뒤 다시 고이 접어 차성도의 양복에 꽂았다.
“이렇게 하지. 특별히 내가 차성도 당신의 체면을 봐줄게.”
“내일 이맘때 무성황금회사의 일을 당신이 나한테 만족스럽게 설명해 준다면 나도 이쯤에서 끝내지.”
“하지만 제대로 설명을 못한다면 인도파도 망하는 거고 인도상회도 망하는 거야.”
“나 하현, 내가 한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야. 명심해!”
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차성도를 발로 걷어차 바닥에 쓰러뜨렸고 진주희와 함께 그 자리를 훌쩍 떠났다.
하현 일행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차성도의 눈가에 폭풍 같은 경련이 일었다.
차성도는 태어나서 이런 수모를 처음 겪었다.
이번에 정말 제대로 체면이 구겨진 것이다!
그는 땅바닥에서 온몸을 벌벌 떨며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브라흐마 샤주를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
“말해 봐. 무성황금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대체 무슨 일을 한 거냐고?!”
“나, 나 아무 짓도 안 했어. 정말이야. 아무짓도 안 했다고...”
브라흐마 샤주는 밀려오는 고통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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