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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6장

루돌프는 의술이 탁월하다고 자인하며 북유럽에서 오랜 시간 동안 황실과 귀족들의 집안을 드나들었다. 게다가 국제의학연맹 이사라는 간판까지 내걸었으니 의학계에서는 늘 권위자였던 셈이다. 그가 고칠 수 있다면 고칠 수 있는 것이었고 그가 고칠 수 없다면 누구도 고칠 수 없는 것이었다! 방금 하현이 자신의 말 못 할 고충을 사람들 앞에서 들추어내자 루돌프는 이미 그때부터 매우 불쾌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잘하는 분야에서 하현이 망신을 주니 당연히 더 기분이 나빴다. 그의 주변에 있던 조수들과 여자 간호사들은 모두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그녀들은 대하 사람들이 너무 오만하다고 생각했다. 정말로 루돌프의 말 못 할 사정을 알았더라도 입 밖으로 내지 않고 모른 척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루돌프는 그쪽 방면으로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의 의술만은 누가 보아도 최고였다! “어르신, 제가 한 번 상태를 봐도 괜찮겠습니까?” 하현은 루돌프 일행의 비아냥거림에도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만진해를 바라보았다. “방금 말씀드렸듯이 의술은 몰라도 살인술은 제가 좀 압니다.” “칠절탈명지는 아무리 과장해서 말한다고 해도 살인술에 불과합니다.”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거꾸로 살릴 수도 있는 것이죠.” 하현의 당당한 표정에 만진해의 눈동자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만진해 같은 인물은 한눈에 경험이 많은지 적은지 알아볼 수 있었다. 하현은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진 사람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당당하고 단호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하현, 정말 날 구할 수 있겠나? 확신할 수 있어?” 만진해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100% 자신 있냐는 말일세?!” 하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100%라고 말했으니 분명 100% 자신 있습니다.” “그럼 됐어!” 만진해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젊은이가 그런 기개라면 한번 치료해 보시게.” 만진해는 하현이 어떻게 자신을 치료할지 매우 궁금했다. 비록 하현의 정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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