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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0장

”퍽퍽!” 피해자 가족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 단단히 각오를 하고 온 모양이었다. 그들은 모두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며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 이윽고 그들의 머리에선 피가 흐르고 남자들은 나 죽는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여자들은 피해자의 영혼을 달래듯 통곡을 늘어놓았다. 비명과 고성이 뒤섞여 장내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기자들과 구경꾼들은 모두 넋이 나간 모습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피해자 가족들이 이렇게 격렬하게 항의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가족이 죽었으니 그 억울함이야 오죽했으랴! 매수당했다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 어떻게 약간의 돈으로 목숨을 건 이런 짓을 할 수 있겠는가? “당신들!” 진주희 일행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아무리 봐도 계획한 듯한 냄새가 진동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용이국은 이 광경을 지켜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 사람당 겨우 오십만 원 정도, 앞뒤로 다 따져봐도 겨우 몇천만 원으로 이런 퍼포먼스를 보이다니! 지금 보니 수억 원의 가치가 있는 퍼포먼스였다! 역대급 할리우드 연기는 평소에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기자들은 이 장면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서둘러 셔터를 눌렀고 전후의 모든 상황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이를 보던 사람들은 하현의 이마에 살인자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고 있었다. 하현을 바라보는 그들의 표정은 썩은 벌레 보듯 능멸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만약 현장에서 사람들을 통제하지 않았다면 분노한 군중들이 당장에라도 하현에게 달려들 기세였다. “하현,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만천우는 이 장면을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하현이 이미 뭔가를 대비했을 거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눈앞의 장면은 도무지 통제 불능이었다. 군중들은 당장이라도 인간 벽을 뚫고 앞으로 돌진할 태세였다. 이때 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미리 써 놓은 메시지를 어디론가 보냈다. “팅팅팅!” 하현이 메시지를 보낸 지 몇 초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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