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1장
최희정은 얼굴색이 급변하더니 큰소리를 쩌렁쩌렁 울렸다.
“안 돼. 난 이놈을 믿을 수가 없어. 이놈은 앞에서 이렇게 우리한테 비위를 맞춰주는 듯하다가 돌아서면 우릴 팔아넘길 놈이야!”
“아마 그때쯤 우린 감옥에 있을 거야!”
“엄마, 그만, 그만 좀 해!”
“하현이 어떻게 우리한테 그런 짓을 하겠어?”
설은아는 어이가 없었다.
“이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렇게 오래 보고도 이 사람을 모르겠어?”
“만약 우리가 잘못되길 바란다면 그냥 내버려 두면 되는 거야.”
“여기까지 와서 우리와 쓸데없이 이런 시간을 가질 필요도 없잖아, 안 그래?”
하현은 냉랭한 눈빛으로 최희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장모님,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겁니까?”
“정말 여기서 용천오와 끝까지 가보겠다는 겁니까?”
“그가 개과천선해서 양심적으로 변하길 기다리는 겁니까? 아니면 당신의 그 개똥 같은 천운이 터질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까?”
“좀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안 될까요?”
“지금 나 말고 누가 당신을 구할 수 있겠어요?”
최희정은 하현을 조심스레 훑어본 후에야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허!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난 이런 상황을 대비해 후수를 다 생각해 두었지. 그뿐만이 아니라 확실히 뒤집을 수 있는 엄청난 카드도 쥐고 있다고!”
“내 손에 있는 후수를 자네한테 줄 수도 있지만 그전에 반드시 우리한테 세 가지를 약속해야 해.”
설은아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엄마,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그런 말을 하는 거야?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있지! 의미가 있고말고!”
“이놈이 내가 쥐고 있는 후수를 잡으면 얼마나 많은 이득을 보는지 네가 알아?”
최희정은 기세가 등등하다 못해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이놈이 우리랑 손을 잡은 뒤 혼자 먹고 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해?! 그러니 조건은 반드시 필요한 거야!”
설은아가 뭐라고 덧붙이려 했지만 하현은 얼른 그녀에게 눈짓을 보낸 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말해 보세요. 세 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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