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장
한편, 주차장에서 건후는 하현의 핸드폰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현, 진짜 대단하다. 만 원에 3년치 전화요금을 제공하는 그 오래된 핸드폰도 쓰다니, 정말 능력 있어!”
이 말을 하며 그는 다윤을 힐끗 보더니 태연하게 말했다. “정다윤, 여기까지 왔는데도 모르겠어? 하현은 그냥 거지에 머저리야. 그런데 계속 대변해준다고 얘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할 것 같아? 너희 둘이 그때 썸을 타고 있었던 건 알겠는데, 한번 봐봐. 지금 하현이 뭐라도 되니? 얘는 내 앞에 서있을 자격조차 없어. 이런 놈의 좋은 점을 기억하고 있을 바에 차라리 내 여자친구가 되지 않을래?”
명백히도 건후는 멍청하지 않았다. 그는 그때 자신이 다윤을 쫓아다니는 일을 망친 사람이 하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기회를 찾았으니, 건후는 당연히 하현에게 망신을 줄 것이다.
그렇게 하면 화풀이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윤이 가지고 있는 하현에 대한 좋은 기억들을 모조리 없앨 수 있었다. 그래야 자신이 다윤의 몸과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하현은 고개를 들어 다윤을 흘깃 보고는 부드럽게 말했다. “다윤아, 이 쓰레기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아도 돼. 내 일은 내가 해결할 거야. 이따가 내가 밥 사줄게.”
말을 끝마치고 그는 또 건후를 힐끗 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진건후, 내가 너였으면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한 다음에 꺼졌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따가 가고 싶어도 그렇게 쉽게 가진 못할 거야.”
“나보고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나보고 꺼지라고?” 건후의 분노가 폭발했다. “하현,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매니저님, 눈치 보지 말고 이놈을 패세요. 이런 쓰레기는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으면 자기 주제 파악을 못해요! 당신들은 마음껏 패요. 무슨 일 생기면 제가 책임질 테니까!”
이 순간, 건후는 정말 천둥번개처럼 날뛰었다. 다윤이 자신의 제안을 수락하려던 참인데, 하현 이 멍청한 자식이 또 그 좋은 일을 망쳤다.
“알겠습니다!” 홀매니저가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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