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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장

잠시 후, 은아는 심호흡을 했다. “이 비서님께서 말씀하신 상황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믿어주시길 바라요. 저희 설씨 집안은 절대 고의적으로 그런 일을 벌인 게 아닙니다. 이 쇼핑몰 프로젝트는 저희 설씨 집안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죠.” 슬기는 잠깐 침묵하더니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만약에 다른 사람이 와서 이러한 부탁을 했다면, 저는 지금 이미 경호원을 불러서 그 사람을 끌어냈을 겁니다.” “그렇지만 제가 오기 전에 대표님께서 특별히 당부하셨습니다. 전에 받은 <부춘산거도>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이 점을 봐서라도 설은아 씨의 체면을 세워주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설씨 집안이 한 수 배워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길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이 있다면, 대표님께서는 아마 체면을 세워주지 않으실 겁니다.” 일이 이렇게 풀린다고? 대표님께서 체면을 세워주신다고? 하현이 이전에 대충 언급한 적이 있었고, 은아는 그를 믿었지만 내심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하엔 그룹 측에서 정말 <부춘산거도> 때문에 이 일을 무마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이 비서님,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 은아가 말했다. “당연히 아닙니다. 이건 대표님께서 분부하신 거라 제가 감히 뭐라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이후에 제가 사람을 보내서 경고장을 회수하겠습니다. 설은아 씨는 안심하시고 쇼핑몰 프로젝트 일을 보세요. 저희 회사는 쇼핑몰이 다 지어질 날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슬기가 웃으며 말했다. 슬기는 지금 매우 어지러웠고, 뭔가 현실 같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이래 봬도 5000억 원의 배상금이다. 이렇게 막대한 일을 그냥 이렇게 마무리한다고? 어떻게 이렇게 쉬울 수가 있나? “이 비서님, 그 <부춘산거도>가 정말 이렇게 큰 값어치를 하나요?” 은아가 소심하게 물었다. “물론이죠…” 슬기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래 봬도 세기의 명화입니다. 대표님께서는 그런 보물을 잘 간직하고 다른 나라로 유실되지 않게 할 수 있는 건 다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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