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장
친척들의 태도를 보자, 은아는 분노가 치밀어올라 현장을 쓱 훑어본 후에야 냉랭하게 말했다. “이건 제 남편이 저한테 선물해준 반지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반지는 팔지 않을 겁니다…”
“설은아! 어쩜 양심이 하나도 없니!”
“설마 눈 시퍼렇게 뜨고 우리 설씨 집안이 망하는 꼴을 보고 싶니?”
“네가 이렇게 배은망덕한 사람일 줄이야. 우리 설씨 집안이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그 세월이 아깝다!”
주위에 있던 설씨 집안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만약 은아가 슬기에게 반지를 주도록 압박할 수 있다면, 설씨 집안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아내한테 자기 반지를 남에게 주라니요? 본인들의 집이나 남에게 선물하지 그래요? 오히려 하엔 그룹에게 집을 선물하면, 그들이 당신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 같네요.” 이때, 홀 문이 철컥하고 열리더니 누군가가 느긋하게 걸어 들어왔다.
모두 시선을 돌리자, 하나같이 안색이 어두워졌다.
민혁은 욕을 퍼부었다. “하현, 당신 같은 머저리가 무슨 자격으로 여길 와요? 이번에는 아무도 당신을 부르지 않았어요!”
“내 아내가 프로젝트 매니저 자리를 맡게 되는 순간을 기다리려고 왔어, 안 돼?” 하현은 어깨를 으쓱였다.
“프로젝트 매니저?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두 사람은 당장 나가세요! 자기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줄 아나?” 민혁이 냉소를 지었다.
“그만!” 상석에 앉아있던 설 씨 어르신이 테이블을 탁 쳤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시끄럽게 싸우기나 하고. 은아야, 지금 무슨 상황인지 말해보거라.”
“투자 안건은 제가 이미 처리했습니다.” 하현이 온 걸 보자, 은아는 왠지 모르게 갑자기 자신감이 생겨 덤덤하게 말했다. “하엔 그룹이 우리에게 500억 원을 투자해준다고 했습니다. 아까 말하려고 했는데, 모두 이렇게 열정적일지 예상치도 못했네요. 말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누… 누나가 해결했다고?” 민혁이 믿기지 않는 듯한 얼굴을 내비쳤다. 은아가 최근 몇 번 갔을 때도 매번 문전박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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