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장
“엄마.” 은아는 부드럽게 말했다. “괜한 소리 하지 마세요. 이번에는 하현이 노력한 거예요. 게다가 이 비서님 라인을 타게 되어서, 우리는 하엔 그룹의 투자를 받게 되었어요.”
“진짜?” 희정은 매우 기뻐 보였다. 그녀는 이전까지만 해도 그것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일이 이렇게 풀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희정은 하현을 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됐어요 엄마, 이제 쉬자고요. 내일 아침 일찍 하엔 그룹에 갔다 와야 하니까, 나머지는 이 일이 잘 처리된 후에 얘기하면 안 될까요?” 은아가 말했다.
“알았어, 급한 일이 우선이지.” 희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하현을 째려보며 말했다. “며칠간 바닥 청소를 안 했으니, 얼른 가서 깨끗이 쓸어. 허구한 날 싸돌아다니기만 하고, 여기를 집으로 생각하고는 있니?”
“네, 알겠습니다.” 하현은 희정의 태도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고, 그녀와 따지지도 않았다. 어차피 3년 동안 이 집안일들을 도맡아왔으니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은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묵묵히 하현을 바라보더니 샤워하러 갔다.
30분 후, 바닥을 쓸고 있던 하현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는데, 바로 은아였다.
“여보세요? 하현, 뭐해? 아직 바닥 청소하고 있어? 안 피곤해?” 은아는 잠시 망설였다. “피곤하면 여기로 오지 않을래? 나…”
결국 은아가 말을 다 하지도 않았는데, 하현이 먼저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여보, 나 안 피곤해…”
이 일곱 글자를 말하고 난 뒤, 하현은 멍하니 있었다. 정신 차렸을 때, 그는 후회되어서 가슴을 치고 발을 동동 구를 정도였다. 이 순간 하현은 자신이 너무나도 미워 스스로 뺨을 때렸고, 마음이 아파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이 기회를 그냥 이렇게 날려버리다니!
은아가 또 어느 세월에 이렇게 먼저 입을 열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은아야, 지금 내가 피곤하다고 말하면, 쉬러 갈 수 있을까?” 하현은 즉시 결단을 내려 뻔뻔하게 물었다.
“꺼져!” 은아의 목소리는 매우 차가웠고, 전화가 뚝 끊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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