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장
"딸아, 노인네가 한 말 못 들었어? 평소 같았으면 천천히 놀아줬겠지만 오늘은 이 노인네가 기분이 안 좋아서 말이야..." 주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슬기의 화끈한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을 어렴풋이 바라보았다. 슬기의 얼굴은 낯익은 듯했지만,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뒤에 있던 시훈은 이 순간 온몸을 앞뒤로 흔들며 거리낌없이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에, 주안은 실눈을 뜨고 멀지 않은 곳에서 차에 기대어 있는 희미한 실루엣을 바라보았다. 그는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 "시훈 씨, 저 녀석을 어떻게 할까요?"
하현이 지금도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니, 시훈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시훈은 하현을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우리는 문명인이니까 오늘은 좀 문명적이게, 저 놈이 무릎을 꿇고 바닥에 절을 하면서 할아버지라고 몇 번 부르게만 하면 돼요!"
"이 자식아, 들었어? 스스로 무릎을 꿇게 해, 그렇지 않으면…" 주안은 다치지 않은 손을 툭툭 털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 경비원들은 모두 허리춤에 차고 있었던 봉을 꺼냈고, 한 명 한 명씩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 경비원들은 모두 주안이 키웠으며, 오후에 하현과 있었던 일로 인해 그는 특별히 새로운 인력으로 교체했다. 주안도 재수가 없었다. 이 신입들은 아예 하현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무례하다고 탓하지 말아요. 내가 지금 당신에게 방법을 가르쳐 줄 테니, 순순히 무릎 꿇고 잘못을 인정하세요. 그런 다음 나한테 할아버지라고 불러요. 그러면 이곳을 무사히 떠날 수 있을 겁니다." 주안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따가 손맛이 좀 많이 매워도 나를 탓하지 마세요."
이 순간, 시훈도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꺼내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잠시 후, 하현이 무릎을 꿇을 때 시훈은 그 장면을 녹화할 생각이었다.
세리는 약간 미간을 찡그렸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그녀는 줄곧 하현을 싫어했고, 일을 가로막을 의향이 없었다. 게다가 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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