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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장

연수정은 이 말에 활짝 웃었다. 강우진은 김이 빠진 채로 발을 동동 굴렀다. “누나. 누나는 나랑 한 편이어야지.” 고개를 돌려보니 연수정이 그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강우진은 잽싸게 몸을 돌려 왔던 길로 도망갔다. 하지만 가면서도 강가을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누나. 소인배 부적 잊지 말고 줘요. 이따 가지러 갈게요.” 연수정도 그저 겁만 주려고 했기에 강우진이 나가자 가방을 챙겨 가려고 했다. “부적 고마워. 효과 좋으면 내가 소개 많이 해줄게.” 연수정은 이렇게 말하며 강가을에게 눈을 찡긋했다. 강가을이 도술을 배우면서 돈까지 버는 행위에 대해 전혀 꺼리지 않는 것 같았다. 강가을도 연수정을 향해 웃으며 팁 하나를 더 가르쳐줬다. “도화살 부적은 지니고 다녀야 효과 있어. 매일 가지고 다니는 물건에 넣는 게 좋을 거야.” 예를 들면 핸드폰 케이스 같은 거 말이다. 연수정은 바로 무슨 뜻인지 알아채고 강가을을 향해 윙크를 날리더니 또각또각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이 마치 도도한 공작새와도 같았다. 강가을은 뒤에 알게 되었다. 자신만만해 보이는 연씨 가문 장녀는 원래 연씨 가문의 외동딸이었는데 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면서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재혼했다. 그 여자는 시집오면서 연수정보다 어린 의붓여동생 한 명을 데려왔다. 더 우스운 건 그 의붓 여동생도 아버지의 친딸이라는 사실이었다. 새엄마가 의붓동생을 데리고 들어오면서 친부도 점점 계부로 변해갔다. 연수정이 갖고 있던 걸 하나둘씩 뺏어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연수정이 나약하고 불쌍한 사람으로 자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골 외할머니네 집에 맡겨진 지 1년이 지나고 연수정은 여러 가문에 이름을 날리며 여론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틀어 주도권을 잡았다. 그 뒤로 누가 조금만 짜증 나게 해도 연수정은 다른 사람의 눈길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제일 크게 피운 난리라면 직접 경찰서로 가서 친부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것이다. 동시에 전국으로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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