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한여름이 더 놀란 건 그 부적이 자기를 에워싸고 돌 때 알게 모르게 느꼈던 한기가 줄어들고 그 자리에 온기가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초췌하던 얼굴에 광이 돌자 한여름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 10억 내가 이체할게. 지금 당장 김여름 그 악귀 없애줘.”
강가을은 한여름의 말투에 원망이 가득 차 있음을 느꼈다. 아무래도 김여름이 악귀로 변해 자기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강가을의 눈빛은 싸늘해졌지만 말은 이렇게 했다.
“원념이 깊어서 악귀 자체를 제거할 수는 없어. 일단 원념만 제거해 줄게. 그럼 앞으로 너한테 들러붙는 일은 없을 거야.”
한여름이 원하는 건 김여름의 혼이 산산이 조각나 없어지는 것이었기에 강가을의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한여름이 망설일 새도 없이 강가을은 다시 몸을 돌리려 했다. 이에 한여름은 더 망설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진짜 앞으로 나 찾아오지 않는다는 거지?”
눈만 뜨면 보이는 그 흉측한 얼굴에 한여름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
강가을은 원영을 천사 퀵으로 보내줬으니 그것이 더는 원념으로 한여름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한여름이 다시 김여름의 혼귀를 보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
하여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말 들어야 한다는 거 잊지 마.”
...
15분 뒤.
한여름은 노란 부적으로 접은 제등이 허공에 떠 있는 걸 보고 약간 의아했다. 그러다 약간 불안한 표정으로 강가을에게 물었다.
“진짜 이렇게 한다고?”
“제등을 보면서 네가 김여름 씨한테 했던 짓 참회해. 김여름 씨도 네가 반성하는 기미가 있어야 너를 놓아줄 테니까.”
한여름은 여전히 주저하고 있었다.
“설마 몰래 녹음하거나 촬영하는 거 아니지?”
강가을은 그런 한여름을 힐끔 쳐다보더니 핸드폰을 꺼내 옆에 있는 소파에 던졌다.
강가을은 핸드폰 화면이 잠금 상태로 되어있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시름이 조금 놓였다. 그러더니 옆에 서 있는 세 사람을 힐끔 쳐다봤다.
잠깐 망설이던 한여름이 이렇게 애원했다.
“아빠, 엄마, 오빠,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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