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구구절절 김여름이 좋다고 했지만 그녀가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한여름은 원래 감히 자신의 것을 뺏는 김여름을 살짝 교육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의외의 수확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김여름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한여름이 알게 된 것이다.
진종수의 아이였다.
한여름은 그 사실을 알았을 때의 기분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마치 오랫동안 자신의 것이었던 장난감이 다른 사람의 손을 탄 기분이었다.
진종수가 더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진종수보다 자신의 장난감에 손을 댄 사람이 더욱 싫었다.
때문에 한여름은 김여름이 임신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시기에 그녀를 사람이 없는 옥상으로 불러냈다.
한여름이 말했다.
“진종수가 애초에 너한테 접근한 건 나 때문이야. 난 네가 나랑 같은 이름인 게 싫었거든. 그래서 진종수가 널 괴롭힌 거였어.”
“걔가 진심으로 널 좋아한다고 생각해? 내가 계속 무시하니까 날 대체할 사람이 필요했던 것뿐이었어.”
“여름아. 정말 미안하지만 넌 나의 대체품일 뿐이야.”
“종수도 너무해. 아무리 내가 좋아도 그렇지 일을 이지경까지 만들다니...”
김여름은 그제야 자신이 왜 학교 폭력을 당해야 했는지. 심지어 그런 인간 말종이 사랑을 빌미로 자신에게 집착했는지 알았다.
김여름은 진종수를 원망했다. 한여름 역시 원망스러웠다.
어쩌면 멘탈이 나갔던 것일까. 또 어쩌면 옥상의 저주의 기운 때문이었을까. 김여름은 그렇게 아이를 유산했다.
한여름은 김여름이 바닥에 주저앉아 피를 흘리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너무도 놀란 한여름이 할 수 있는 건 도망이었다.
김여름의 애처로운 눈빛과 도움을 바라는 손길을 무시한 채 한여름은 몸을 홱 돌려 달아나며 옥상의 문을 잠갔다.
한여름은 집으로 가면서 누구에게도 김여름과 관련된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다.
이튿날 인터넷에는 누군가 청하 고등학교 옥상에서 임신으로 인해 비관 자살한 소녀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퍼졌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소녀는 목숨을 구했지만 아이는 사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또 며칠 뒤 한여름은 김여름이 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