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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장

강가을은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나. 고집불통인 아이는 직접 겪어봐야 정신 차리겠지.’ 강우진이 뭔가 큰 문제를 일으킨 게 분명했다. 그의 신발 밑에 붙여둔 모부적이 순식간에 타버렸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특히 자부적에 남아있는 음기의 느낌이 어딘가 익숙했다. 강가을은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삼촌과 숙모가 자신에게 잘해준 것을 생각하며 다시 외출하기로 결심했다. 강가을은 강현우에게 전화를 걸어 강우진과 안서우를 데리고 나간 운전기사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그녀는 빠르게 대문 밖으로 걸어 나가면서 전화를 걸고 있었다. 길을 반쯤 가다가, 익숙한 마이바흐 차량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낮고 은은한 금빛이 차창 안에서 반짝였다. 강가을은 주저하지 않고 차를 가로막았다. “수현 씨, 차 좀 빌려줘요.” 이수현은 당황한 듯 보였다. “...” ‘이 집 형제자매에게 내가 빚진 거라도 있었나?’ 강가을은 이수현의 차 뒷좌석에 자연스럽게 올라탔다. 운전기사에게 강우진이 있는 곳을 물어본 후, 학교로 곧장 향하게 했다. 반 시간 후, 차가 폐교에 도착했다. 강가을은 이수현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 바로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저 멀리에서 검은 기운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곳에 폐허가 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강가을은 눈살을 찌푸렸다.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렇게 짙은 음기라면, 최소 백 년 이상 된 악귀가 존재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왜 학교 주변에서는 아무 느낌도 없었지? 혹시 이 학교에 결계가 있는 건가?’ 더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강가을은 빠르게 그 건물로 향했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강가을은 얼굴을 덮치는 음산한 기운을 느꼈다. 그 가느다란 검은 기운들이 마치 실체화된 것처럼 사방에서 몰려와 그녀의 몸속으로 파고들려는 듯했다. 강가을은 재빨리 정화 부적을 꺼내 길을 열었다. 그 순간, 귀에 익은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으악! 귀신!” 강우진의 목소리가 5층에서 들려왔다. 강가을은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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