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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

강현우와 강기태는 오늘 집에 없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한기현이 강가을을 찾아와 ‘말썽’을 부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강기태는 즉시 집사에게 명령했다. “앞으로 한씨 가문 사람들은 단 한 명도 들이지 마세요.” 한씨 가문 사람들이 또다시 딸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는 마음에 서둘러 강가을을 보러 가려고 했다. 막 계단을 올라가려던 찰나, 강가을이 작은 여우를 안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고, 그녀의 뒤에는 보기 드물게도 꼬리처럼 강우진이 따라오고 있었다. 강우진은 화가 난 듯 강가을의 뒤를 따라오며 말했다. “아까 내 팔에 무슨 짓을 한 거야? 너 나한테 뭐 했지? 강가을, 솔직히 말해! 오늘 내가 아니었으면, 넌 한씨 가문에 당했을 거야. 우리 앞에서는 쌈닭이나 다름없더니, 한씨 가문 앞에서는 왜 말도 못 해? 네가 행실이 이러니 우리 강씨 가문을 망신시키는 거 아니야!” 강기태는 강우진이 강가을을 괴롭히는 줄 알고 즉시 눈살을 찌푸렸지만, 강현우가 그의 팔을 가볍게 막았다. 강기태는 잠시 멈추었고, 강현우는 흥미롭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강우진은 아래층에서 지켜보는 두 사람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가, 강가을이 마침내 걸음을 멈추고 나서야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보게 되었다. 강우진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 태연하게 인사했다. “큰아버지, 형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그래. 무슨 얘기 중이었어?” 강기태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강가을이 막 입을 열려 했지만, 강우진은 그녀가 고자질할까 봐 서둘러 두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큰아버지, 오늘 한씨 가문에서 웬 ‘오빠’라고 자칭하는 사람이 와서 한씨 가문에서 베풀었던 은혜와 자기 신분을 내세워 강... 가을...을 압박하길래 제가 쫓아냈어요.” 강현우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오? 제법인데?” 강우진은 칭찬을 듣고 당당하게 가슴을 펴며 말했다. “그럼요! 여기가 어디인데요? 감히 우리 강씨 가문의 구역에서 강씨 가문의 사람을 괴롭히다니, 주제도 모르고!” 그는 강가을을 흘깃 보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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