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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장

배원우는 두 눈이 퀭하고 이틀 밤낮으로 잠을 자지 않은 듯한 한여름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입꼬리가 떨렸다. “너 왜 이 모양이야?” 한여름은 이틀 동안 정신적 고통을 겪은 탓에, 이 말을 듣자마자 억울한 마음에 다시 울음을 터뜨리며 배원우의 품에 안겼다. “원우 오빠, 나 이틀 동안 계속 악몽을 꿨어. 나 정말 미치겠어...” 배원우는 한여름을 품에 안고 약간 짜증스러워했다. 강가을을 다시 만나기 전에는 자신이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가을을 다시 본 후, 그는 한여름은 강가을의 비교 상대조차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외모도, 성격도, 이제는 가문까지도 강가을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 배원우는 자신이 한여름을 완전히 포기하고, 모든 것을 걸고 강가을에게 다가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배원우는 강가을에게 기회를 주기만 하면 그녀가 기뻐하며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리라 생각했지만, 오늘 강가을의 태도를 보고 그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말만으로는 가을이를 설득할 수 없어. 실제로 행동을 보여줘야 해. 그러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여름이와... 선을 긋는 거야.’ 한여름은 배원우의 마음속 생각을 알지 못한 채, 그에게 악몽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두서없이 말하는 탓에 배원우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한여름이 지나치게 여리다는 생각만 들었다. ‘단지 악몽을 꿨을 뿐인데, 여기까지 찾아와서 달래달라니...’ 이런 생각까지 들자, 배원우는 한여름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확신을 더욱 굳혔다. 마음을 정한 배원우는 한여름을 떼어내며 말했다. “여름아, 울지 말고 일단 차에 타자. 다른 곳으로 가서 이야기하자.” 저택 앞은 사적인 장소가 아니었다. 이미 결별을 결심한 배원우는 한여름을 집으로 들이지 않기로 했다. 두 사람이 얽히는 모습이 소문날까 봐도 걱정이었다. 한여름은 악몽을 꿨던 것에 정신이 팔려 배원우가 일부러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순순히 차에 탔다. 차에 타서도 여전히 배원우의 팔을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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