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7장
임택일은 화가 나서 참지 못하고 아들을 현장에서 혼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마을 사람들도 이례적으로 말리지 않았다.
누렁이 신선은 그저 차가운 눈빛으로 지켜볼 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임택일이 아들을 혼내고 나서 그를 앞쪽으로 끌고 가더니, 두려움과 수치심이 섞인 얼굴로 누렁이 신선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신선 대감님, 다 우리 집 아이가 철이 없어서 실수한 겁니다. 대감님께서 벌을 주시고자 하신다면, 우리 임씨 가문이 책임지고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누를 끼치지 말아야 합니다. 원하시는 것이 있으시다면 저희 집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상해 드리겠습니다!”
임택일의 이 말이 정말로 대의를 위해 나온 것일까?
누렁이 신선의 말대로라면 마을 사람들은 그동안 임씨 가문 덕을 본 것이니, 이제 와서 그것을 되돌려줘야 한다고 해도 마을 사람들은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면 공분을 살 수도 있었다.
사람들은 은혜를 잘 기억하지 않지만,원한은 분명하게 기억하는 습성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잃은 것에만 집중하지, 자신이 이미 얻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임택일이 당당하게 마을 사람들에게 함께 책임을 지자고 하면, 오히려 마을 사람들의 원망을 살 수도 있었다.
반대로 차라리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겠다고 한다면 오히려 사람들의 호의를 얻을 수도 있다. 그의 집안 사업이 마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이 일로 인해 마을과 갈등을 빚고 싶지 않았다.
과연, 임택일의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의 태도가 상당히 누그러졌다. 마을 이장 역시 임택일에게 찬사를 보내며 말했다.
“이건 마을 전체의 일입니다. 당신 혼자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지금껏 마을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신네 임씨 가문 덕분이라는 걸 다들 잘 알고 있어요.”
이 말을 듣고, 몇몇 마을 주민들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모두가 누렁이 신선에게 인사를 드리고, 어떻게 해야 그가 화를 풀 수 있을지를 물었다.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누렁이 신선이 과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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