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장
안서우는 한가을이 검은색 드레스를 고른 것을 알고 바로 흰색 타조 깃털이 박힌 벨벳 드레스를 골라 원래도 예쁘고 온화한 모습을 더욱 순수하고 우아하게 돋보이게 했다.
강우진 삼 형제는 방금 한가을의 모습에 분명히 놀랐지만 그녀가 자만할까 봐 대놓고 칭찬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이제 안서우를 보자 아무런 걱정도 없이 열광적으로 그녀를 감싸며 좋은 말을 쉴 새 없이 입 밖으로 내뱉었다.
안서우는 마치 강씨 가문의 진짜 공주처럼 한가을을 바라보며 은근히 당당한 눈빛과 자랑스러워하는 기색을 뽐냈다.
그러나 한가을은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헤어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하여 머리를 좀 더 간단하게 정리해 달라고 했다.
안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안서우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얼굴에는 여전히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조금 전보다 눈에 띄게 기쁨이 사라졌다.
그러자 강우진이 다급히 물었다. “서우 누나, 왜 그래요?”
“아무것도 아니야.” 안서우는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를 둘러싸고 칭찬하지 마. 오늘은 가을이가 주인공이란 말이야. 가을이가 보면 기분 나빠할 거야.”
강우석은 그 말을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걔가 기분이 나쁘든 말든 우리와 무슨 상관이야. 너야 말로 우리랑 같이 자란 동생인데.”
강우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가을 누나는 금방 돌아왔다고 큰아빠와 할아버지가 모두 자신을 감싸고 도는 걸 알고 그러는 거죠.”
하지만 삼 형제는 더 이상 대놓고 비꼬는 말을 감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목소리를 억누른 채 작은 목소리로만 말했다.
안서우는 눈빛이 반짝이더니 낮은 목소리로 그들에게 한가을을 찾으러 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안서우가 보기에 한가을은 말 몇 마디로 쉽게 달랠 수 있는 성격이 아닌 것 같았다.
안서우는 오늘 한가을이 집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강씨 가문이 사람을 잃게 되면 분명히 한가을의 문제라고 마음속으로 다들 불평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가을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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