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장
“아직 퇴근 시간 전인데 왜 이렇게 막히는 거야.’
운전대를 잡은 경찰이 구시렁대고 박남우도 역시 고개를 내밀어 도로 상황을 살폈다.
이런 곳에 시간을 낭비할 순 없다는 생각에 그가 말했다.
“돌아서 가야겠어.”
왼쪽 길로 돌아가라고 말하려던 찰나, 박남우의 머릿속에 강가을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오른쪽으로 가보세요.”
평소 같으면 그런 말 따위 아무 의미 없이 넘겼을 테지만 왠지 이번만큼은 그 말대로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박남우가 말했다.
“오른쪽 길로 돌아서 가는 게 좋겠어.”
그러자 운전을 맡은 경찰이 의아한 듯 말했다.
“왼쪽 길이 더 빠른 것 아닙니까?”
‘왼쪽으로 가면 한 번 더 좌회전해야 하는데...’
이에 박남우는 짜증스레 대꾸했다.
“그냥 시키는 대로 해.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경찰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박남우의 말대로 우회전했다.
그들의 차량을 따르던 검식반 차량까지 우회전을 마친 그때, 뒤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본능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음을 느낀 박남우가 외쳤다.
“차 세워. 무슨 일인지 한 번 가봐.”
비록 치안 업무는 지구대가 맡는 게 보통이었지만 경찰로서 일어난 사건을 모른 척할 순 없었다.
잠시 후, 상황을 보러 갔던 경찰이 부랴부랴 다가왔다.
“다른 쪽 도로에 있던 광고판이 떨어졌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고 곧 지구대가 출종할 겁니다.”
벌렁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가 말을 이어갔다.
“왼쪽 길로 안 가서 다행입니다. 위치 봤더니 저희가 좌회전했으면 바로 저희 차 위로 떨어졌겠더라고요. 하마터면 감식반 차까지 다 당할 뻔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료 경찰과 달리 박남우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구경꾼들이 잔뜩 몰려든 거리를 돌아보며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우연인 걸까?”
‘이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나? 만약 우연이 아니라면 강가을 그 여자가 이 모든 걸 예지했다는 건가?’
30년 동안 무신론자로 살아왔던 박남우에겐 꽤 충격적인 일이었다.
...
다음 날 아침, 강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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