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장

이러한 인연 덕분에 연혜정은 현실에서 신영수를 우연히 만났을 때 빠르게 그와 친해질 수 있었다. 여자들에게 인연이란 뭐라 말로 설명하지 못할 특별한 것이니 말이다. 연혜정을 빠르게 사로잡은 것은 신영수가 그녀에게 보여준 태도였다. 분명히 커리어가 상승 중인 아이돌이지만 그는 그녀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두 사람이 처음 다시 만났을 때의 애매한 분위기를 떠올리면 연혜정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연혜정을 보자 신영수는 놀란 듯 순간 그 눈빛에 당황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는 이를 억누르며 말했다. “혜정아, 여긴 왜 왔어? 오늘 연회 있다고 하지 않았나?” 연혜정은 말했다. “네가 보고 싶어서 왔지!” 그러면서 일부러 삐친 듯 입을 삐죽 내밀었다. “뭐야? 날 반기지 않는 거야? 그럼 나 갈래.” 말하며 가려는 척했지만 바로 뒤에서 신영수가 연혜정의 팔을 잡았다. 따뜻한 손이 망설임 없이 그녀의 부드러운 손목을 감싸자 연혜정은 두 사람의 피부가 닿은 곳에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고 귀가 붉어졌다. “혜정아, 그런 뜻이 아니잖아.” 자석 같이 끌리는 매력을 가진 신영수의 목소리는 중저음으로 말할 때 더 부드러웠고 그 잘생긴 얼굴과 너무나 잘 어우러져 연혜정은 더 화를 낼 수 없었다. 곧 그녀가 발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신영수가 앞을 막으며 잠시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연혜정은 신영수를 좋아했기에 그의 행동에 매우 민감했다. “왜 못 들어가게 하는 거야? 방에 다른 사람 있어?” 목소리는 더 이상 달콤하지 않고 약간의 화가 섞여 있었다. 그리고 신영수가 대답하기도 전에, 연혜정은 그를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혜정아!” 작은 평수의 집은 한눈에 모든 걸 볼 수 있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단지 갓 구워진 쿠키가 놓여 있는 조리대만 있었다. 신영수는 약간 난감한 표정으로 웃으며 부끄러운 듯 말했다. “내일 너한테 주려고 직접 쿠키 만들었는데... 남자가 쿠키 만드는 걸 보면 네가 너무 여성스럽다고 생각할까 봐 조금 망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