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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장

비록 이미 한 번 귀신을 본 적이 있었지만 배원우는 죽은 사람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자 순간적으로 온몸의 피가 멈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배금호는 여전히 자각하지 못한 채 손자 옆에서 떠다니며 즐거운 듯 말을 이어갔다. “오늘 네 엄마가 또 친구들에게 자랑하더라. 역시 내 손자라니까 자신의 실력으로 경성 대학교에 합격하다니! 네 아빠 말 듣고 외국으로 갈 필요가 없지. 우리나라 일류 대학도 외국 학교보다 절대 뒤처지지 않아...” 배원우는 이마를 찌푸렸다. 눈앞에 있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과거 그에게 엄격했던 할아버지와는 다르게 느껴져서 말이다. 하지만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배원우는 다른 두 할머니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중 한 분은 자신의 증조할머니인 이연자가 틀림없었다. 이연자는 다가오자마자 배금호를 바로 끌어내렸다. “왜 문 앞에서 애를 막고 있어? 온몸에 음기를 풍기고 있다는 것도 모르냐? 이 나이에 빨리 환생하지 않고 지난번 안이진이 왔을 때도 숨었지 않았냐? 나중에 그 사람 환생하면 다시는 못 볼 텐데.” 이연자는 배금호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았지만 배금호는 본능적으로 몸을 숙였다. “어머니가 저보다 먼저 돌아가셨잖아요. 어머니도 환생 안 하시면서 왜 저 재촉하시고 그래요?” “난 이 집 지켜야지! 그러게 왜 너는 해성시에 와 살겠다고 해서는... 이젠 돌아갈 수도 없잖아.” “아이고 엄마, 그게 언제 적 일인데 아직도 그걸 얘기해요. 그리고 우리 집 해성 시에서 잘 나가고 있잖아요. 손자도 잘 컸고.” 두 노인들이 말을 주고받고 있는 동안 옆에 있던 다른 할머니가 갑자기 말했다. “어...” “형님, 내가 보기엔 소정이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왜 현관에서 계속 움직이지 않지?” 이 할머니는 그들의 고모할머니인 배선자로 배원우는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그녀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 배선자는 일찍 남편을 잃고 나중에는 이연자네 부부와 함께 생활했지만 배씨 가문의 이 지계가 해성시로 왔을 때 이미 돌아가신 분이었다. 때문에 배원우는 이연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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