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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장

재벌집에서 자란 아이들은 비록 여덟 살일지라도 어릴 때부터 여러 외국어와 피아노 같은 예술에 능통하다. 지금의 송하윤은 비록 정신적인 연령이 여덟 살에 불과하지만 유창하게 피아노곡을 연주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 피아노 선율이 연회장에서 울려 퍼지자 모두는 문득 깨달았다. 송씨 가문의 송하윤이 더 이상 이전처럼 어리석고 무지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눈빛에는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이 남아있었지만 그녀는 확실히 어리석지 않았다. 연주가 끝나자 송하윤은 예의 바르게 작은 드레스를 들고 모든 손님들에게 인사를 한 후, 활짝 웃으며 강가을에게 다가갔다. 그 활기찬 모습은 마치 작은 나비 같았다. “언니, 저 연주 잘했어요?” 강가을은 어린아이들에게 상대적으로 관대했기 때문에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 “꽤 잘했어요.” ‘음이 두 번 틀렸지만.’ 그래도 금방 회복했는데 8년 전에 배운 것을 다시 기억해낸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었다. 강박증이 없었기에 그녀는 굳이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까다롭게 따지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서로 호응하는 모습을 보고 주위의 손님들은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 그제서야 비로소 강가을이 송하윤의 병을 치료했다는 것이 사실임을 분명하게 인식했다. 그러자 순간, 강가을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더욱 뜨거워졌다. ‘강씨 가문에 정말 대단한 인물이 나올 것 같군.’ 안서우는 자신이 송하윤의 사건으로 문제를 삼기도 전에 송씨 가문 사람들이 미리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김지애 부부가 무슨 영문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안서우는 송하윤을 고쳐준 것만으로 열여덟 살짜리 여자아이를 이렇게 바보같이 찬양하는 것이 우스울 뿐이었다. 하지만 어쨌든 원래 이 사건으로 빈정거렸던 몇몇 사람들은 이제 감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강가을은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주는 것을 보고 그들과 더 이상 시비를 가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자리가 확실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강박증에 대해 속으로 중얼거리자 강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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