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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장

손바닥을 보는 강가을의 표정이 너무 이상했는지 이수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돌변하며 단호하게 물었다. “그래서 이게 뭐죠?” “그게...” 강가을은 마음을 다잡더니 아무런 죄책감이 없다는 듯 평소와 같은 얼굴로 이수현의 두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부적 같은 거예요. 수현 씨를 지켜준달까?” 얼굴도 붉히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하는 걸 보니 약혼자라는 사실은 애초에 얘기할 마음이 없었던 것 같다. 이수현은 날카로운 눈빛을 서서히 거두었다. “그렇군요.” 그는 첼로처럼 감미로운 목소리로 답했고 뭔가 깊은 뜻이 담겨있는 듯 말끝을 살짝 올렸다. 강가을은 그가 더 많은 질문을 할까 봐 두려운지 재빨리 어떻게 서로를 알게 됐는지 물었다. “제가 그분을 만났을 때는 해성시 불교 대학원의 강사라고 했어요.” 강가을이 뭔가를 말하려 입가를 씰룩이자 이수현은 잽싸게 말을 이었다.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지는 개인적인 일이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네요.” 강가을은 말문이 막혔는지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수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해성시 불교 대학원이라...’ 그녀는 마음속으로 수십번 이 이름을 되뇌었고 뭔가 찝찝한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사부는 지금껏 자신이 해성시 불교 대학원의 강사라고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어쨌든 단서를 얻었으니 오늘 괜한 발걸음을 한 건 아니었다. 사부가 남긴 도목을 찾아냈고 단서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약혼자까지... 생겼다. 강가을은 무의식적으로 힐끔 이수현을 쳐다봤다. 눈앞의 이 남자는 여전히 골드 라이트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의 잘생긴 이목구비는 이에 더불어 성스러운 후광을 띠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표정에는 싸늘함이 고스란히 드러나 한편으로는 다가갈 수 없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사부가 그토록 중요시하던 낙뢰목을 이수현에게 맡겼고 그의 손바닥에 도목 모양을 새겼다는 건 이수현이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걸 뜻했다. 또한 이수현의 곁을 지키기만 하면 사부님이 나타날 수도 있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약혼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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