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장
굳이 허유정이 나설 필요가 없이 김정호의 독설 몇 마디로 상황이 정리되어 버렸다. 허유정은 이 상황이 너무 통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임효진도 김정호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녀는 이럴 때면 김정호의 모습에서 김정민의 모습이 엿보였다.
그녀는 상사한테 너무 힘들게 노역을 당해서 헛것이 보이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성호영의 등장이 허유정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자 심가은은 짜증이 나서 이를 갈았다. 그녀는 당장 사람들 앞에서 허유정이 은사의 따님의 작품을 카피한 이야기를 까발리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이 이 사건에서 도움을 제공했기에 차마 말을 꺼낼 수 없었다.
결국 심가은은 과거 표절 문제를 입밖에 내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모두의 관심을 앗아간 허유정 부부가 괘씸해서 견딜 수 없었다.
허유정은 타고난 미인형 얼굴은 아니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스타일이었고 신경 써서 꾸미고 나온 그녀의 모습은 과거의 모습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눈 부셨다.
동창들 눈에 허유정은 명실상부 미인이었다.
게다가 옆에 모델처럼 잘생긴 김정호까지 같이 있으니 더 시선이 갔다. 이들 부부는 사람들에게 정말 천생연분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사실 상 그들은 외적으로도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동창들이 다 도착하자 심가은은 호텔 측에 연락해서 메뉴를 올리게 했다.
동창들은 모여서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정호의 직장을 알게 된 후로 심가은은 어떻게든 김정호까지 같이 끌어내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김정호를 짓밟으면 허유정의 콧대까지 꺾이는 셈이니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얼굴이 밥 먹여줘? 월수입 300이 대단해? 공사장 인부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심가은은 그런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어차피 주식, 경제 얘기가 나오면 받아치지도 못할 거면서. 허유정은 시골 농부에 둘이 아주 잘 어울리네.’
심가은은 올해 허유정이 매출이 폭락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장연우가 귀국했으니 아마 그녀 역시 허유정을 저격할 준비를 하고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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